"택배 재개해" vs "못해"…감정싸움 치닫는 택배대란

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집회 연 택배 노조원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대한통운 택배노조원들이 29일 파업을 철회하고 업무에 복귀했지만 CJ대한통운은 파업지역 택배중단조치를 지속하고 있어 일부지역의 택배에 여전히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또한, 소비자 피해로 여론이 악화하자 노조가 서둘러 업무에 복귀했지만 노사양측이 택배기사의 지위문제와 수수료인상 문제 등 쟁점을 둘러싸고 감정싸움을 벌이면서 택배파행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30일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과 전국택배노동조합은 "지난 28일 파업지역 택배접수 중단(집하금지) 조치로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파업을 접고 29일 정상출근했지만 CJ대한통운은 지금까지도 '파업지역 택배접수 중단' 조치를 해제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업무에 복귀한 조합원들은 택배지연으로 피해를 보는 소비자 불만 여론에 밀려 급히 업무에 복귀했지만 더 큰 걱정은 사측이 택배접수 중단조치를 계속할 경우다.

접수중단이 하루 이틀 계속되면 자연히 택배를 보낼 소비자들은 대한통운이 아닌 다른 대안 택배사를 찾아나서게 되고 이럴 경우 사측보다는 노조원들의 피해가 클 수 밖에 없다.

노조원들은 광주 A대리점과 울산 B대리점 등을 거명하며 택배접수 중단조치 해제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강력 비판했다. 특히 "거래처에서 택배노동자들에게 파업지역 택배접수 중단에 대한 항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CJ대한통운에는 이러한 항의조차 차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J대한통운과 대리점연합회는 노조측 요구에 대해 노사간에 해결해야할 갈등이 많고 사측이나 대리점주에게는 파업철회 사실을 알리지도 않는 등 노조측이 언론플레이로 일관하다고 있다고 맞비난했다.

대한통운은 노조의 택배접수 재개요구에 대해 수용할 단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혔다. 사측 관계자는 CBS와의 통화에서 "택배기사들이 각 대리점에 쌓여있는 택배물량부터 배송해야 한다. 집배점이 요청이 오면 택배접수 중단 조치를 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도 사측과 보조를 같이하며 노조원들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김종철 대리점연합회장은 30일 "파업지역 택배접수 중단 조치를 해제하지 않는 이유는
쌓인 물량을 처리 안했기 때문"이라며 "동시에 노조원들이 개별적으로 파업철회 의사를 대리점에 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노조는 "개별 조합원에게 '복귀' 의사를 강요하는 행위는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부당노동행위"라며 파업지역 택배접수 중단을 정당화하려는 꼼수라고 반발하고 있다.

아울러 "택배노조와는 서로간에 도저히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이 남아 있어 파업의 앙금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고 업무에는 일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측과 노조가 가장 첨예하게 부딪치는 부분은 택배노조원의 자격인정여부인데 노동부에서 자격을 인정했지만 동일한 내용의 소송이 진행중이어서 법원판단에 따라서는 상황이 다르게 전개될 여지도 있다.

또한. 노조원들이 주장하는 수수료의 일괄 인상요구에 대해 사측과 대리점에서는 "택배의 배송지역이 쉬운 곳이 있는가하면 어려운 곳도 있는데 회사에서 정한 원칙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수수료 지급을 요구하는 건 수용하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대한통운의 노사대립은 노조원 지위에 대한 원칙문제가 맞물려 있고 노-사, 노조-대리점, 사측-대리점 간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 파업후유증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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