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두 정상간 만남에서 무역분쟁의 극적 타결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확전 자제'라는 성과만 얻어내더라도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본질은 경제패권…단기 타결 쉽지 않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G20 정상회담이 열리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현지시간으로 다음달 1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현재 미중 양국이 치열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두 정상의 이번 만남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 입장에서는 전체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1,2위 국가간 무역전쟁이 격화될 수록 수출전선에 비상등이 켜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크다.
일각에서는 거침없이 몰아치던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내 경기상황 영향으로 휴전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28일 미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요동치는 증권시장, 오르는 금리, GM 구조조정 발표에 충격을 받았다"며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미국이 주장하고 있는 중국의 지적재산권 탈취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수정 요구를 중국이 어느정도 수용할때 가능한 일이라는 분석이다.
여기다 미중 미역전쟁이 단순히 무역적자에 대한 불만을 넘어 세계경제 패권을 놓고 벌이는 G1,2 국가간 헤게모니 싸움이 된 이상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항복선언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국제금융센터 이치훈 중국팀장은 "미중 무역전쟁의 본질이 헤게모니 다툼에 있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이런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큰 성과를 내기는 힘들다는 것이 시장의 컨센선스"라고 설명했다.
교보증권 임동민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부상에 대한 미국의 견제와 이에 대한 중국의 수용 여부는 장기적 협상을 요구한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장기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확전 자제 합의 가능성…국내증시에는 긍정적
이처럼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간 무역분쟁의 극적 타결이나 근본적인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다만, 양국 모두 국내적인 요인으로 현 시점에서 무역분쟁이 더이상 확대되는 것은 자제할 것이라는 분석 역시 나오고 있다.
임 연구원은 "(추가)보복관세를 부과하고, 비관세 장벽을 높이는 쪽으로 갈등이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치킨게임에서 절충점을 찾을 진지한 의사를 확인하는 양상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팀장 역시 "정상간 만남을 합의했다는 자체가 물밑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이 무역분쟁의 추가 악화는 완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이번 정상회담이 전문가들의 전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론을 도출할 경우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해소되며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코스피는 최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100선을 회복했다.
하나금융투자증권 소재용 연구원은 29일 보고서를 통해 "G2간 무역갈등 완화 가능성이 위축되었던 글로벌 금융시장의 투자심리를 다소나마 개선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흥국 자산이 G2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단기 반등할 가능성이 열려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결국 미중 무역분쟁은 장기전으로 갈 수밖에 없는 만큼 증시 반등은 "지속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소 연구원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