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풍년' 지나고 '보릿고개' 오나

D램 가격 하락 전망속
시장규모 감소전망까지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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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8년 10월 반도체 수출은 115억 9천만 달러로 1년전에 비해 22.2% 증가하면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1%로 늘었다.

지난 2016년 이후 시작된 이른바 반도체 산업의 슈퍼사이클에 우리나라가 제대로 올라타면서 반도체는 그야말로 수출전선에서 ‘효자중 효자’였다.

이렇게 반도체 수출이 호황을 보이면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3조 6500억 달러로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했고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7.6%까지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이런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부동의 반도체 1위였던 인텔을 지난해 누른데 이어 올해도 1위 자리를 지킬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D램시장 2위인 SK하이닉스도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조 4724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7371억원 대비 무려 73.1% 증가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1/5을 차지하면서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4/5를 담당하고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을 70% 이상 늘려준 반도체 산업에 ‘이상신호’가 들어오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제기해왔던 이른바 ‘반도체 고점론’이 현실화 되는듯한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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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분야의 시장상황에 정통한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0월 PC용으로 쓰이는 8Gb DDR4 D램의 가격이 9월에 비해 10.7% 떨어졌고 메모리에 주로 쓰이는 낸드 가격도 6.51% 빠졌다.


물론 모바일용 D램 값은 1% 정도만 떨어졌고 삼성이 주로 생산하는 제품도 16Gb D램임 점을 감안하면 8Gb D램 값 하락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2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던 D램 가격이 떨어진 것은 간단치는 않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스마트폰 기기교체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애플 아이폰 신작의 판매가 부진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한 상황이고 보면 반도체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내년도 세계 경기성장 자체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반도체 시장에는 ‘먹구름’이 한창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증시의 대표적 기술주인 팡(FAANG) 즉 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 구글 의 주가폭락도 큰 불안요인이다.

지난 9월말 이후 페이스북은 18%,애플은 22%, 아마존은 24%, 넷플릭스가 30% 하락하는 등 구글을 제외한 이들 기술주의 주가폭락이 반도체 경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또 중국의 팡격인 BAT 즉 바이두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IT기업들도 설비투자를 줄이기 시작하면서 D램 가격 하락세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팡과 중국의 BAT 등의 내년도 설비투자 증가율이 올해보다 31% 포인트나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2년 이상 D램 수요를 견인했던 데이터센터와 서버의 건설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뜻이고 이는 고스란히 D램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디램 익스체인지는 D램 값이 올해 4분기에 5% 정도 하락하고 내년에는 25% 정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D램 시장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이 하락할 것은 명약관화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내년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증가율이 줄어들고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강점을 지난 메모리 반도체는 시장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시장 조사기관인 WSTS,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내년도 전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은 4901억 달러로 올해보다 2.6%증가하는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8월에 내놓은 보고서에서 5.2% 성장을 전망했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증가율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문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기업들의 주력시장인 메모리 반도체시장이 내년에는 0.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는 점이다.

이 보고서는 올해 메모리 시장이 미주와 유럽, 아시아태평양 등 모든 지역에서 늘어났지만 내년에는 조금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디램 가격이 떨어지고 시장규모도 감소할 것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D램 가격이 맥을 추지 못했던 2016년 2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이 8조 1400억원으로 올 3분기 반도체의 영업이익 13조 6500억원의 2/3에도 미치지 못했을 때 반도체의 영업이익은 2조 6400억원에 불과했다.

올 3분기 반도체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8%이지만 불과 2년전인 2016년 2분기에는 32%에 지나지 않았다.

PC용 D램 가격의 약세가 모바일용 D램 가격의 약세로 이어진다면 최근 2년 넘게 ‘대풍작’을 이어온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은 다시 ‘보릿고개’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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