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무용단과 천안시충남관현악단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술감독이 원치 않는 술자리를 강요하거나 신체 접촉을 했다고 폭로했다.
국립국악원 무용단을 대리해 증언에 나선 구자혁 노동정치연구소 위원은 "전직 감독대행은 해외공연에 나가면 문화체육부에서 파견된 과장들과 술자리를 강요하면서 일부러 옆에 앉혀 시중 아닌 시중을 들게 했다"며 "노래방 술자리, 울릉도 술자리, 베트남 술자리까지 이 분은 술자리로 로비를 많이 하신다"고 말했다.
또 "감독과 그의 라인에 있는 안무가와 총무 2명이 단원들의 출연을 결정해 문제 제기가 어렵다"라고 호소했다.
전직 감독이 2년에 한 번씩 오디션을 열어 단원들의 예술적 역량을 평가하고 승진을 좌지우지해서다.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구 위원은 "문체부는 징계 시효가 지났고 내부 규정이 있다는 핑계를 대며 감봉과 견책이라는 경징계만 내렸다"며 "스스로 만든 규정인데 무슨 징벌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천안시충남관현악단도 단원들의 피해를 눈 감고 있다며 천안시를 비판했다.
관현악단을 대리해 증언한 조지영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여성국장은 "2015년 단원들이 예술감독의 성추행과 관련해 천안시장을 면담했고 천안시에서 감사를 했는데, 그 뒤 시 관계자가 사실로 밝혀진 게 없다며 감독을 조치할 명분이 없다는 언론 인터뷰를 했다"며 "단원들의 징계 요구도 묵살하고 사퇴서를 받아줬다"라고 했다.
처벌을 받지 않은 채 자진 사퇴할 경우, 다른 곳에 취직하기 쉽다는 지적이다.
전직 감독이 단원들에게 여성 나체 사진을 보내고 허벅지를 만지거나 특정 신체 부위에 자신의 성기를 갖다 대는 등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직 감독은 지난해 징역형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을 선고받았다.
판결이 나온 뒤 조씨의 제자인 악장은 시의원과 언론을 상대로 성범죄를 부정하는 등 2차 가해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관현악단 성추행‧2차가해와 관련해 다음달 4일 고충처리심의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전통예술계 미투 관련 반론보도 |
본지는 지난 11월 29일자 「"문체부와 술자리 강요"…예술계, 미투 대책 마련 촉구」제하의 기사에서 전통예술계의 미투 관련 기자회견에 대해 보도하며, 국립국악원 전직 감독대행이 해외공연시 문화체육부에서 파견된 과장들과 술자리를 강요하면서 시중 아닌 시중을 들게 하였고, 전직 감독대행이 술자리로 로비를 한다는 노동정치연구소 위원의 발언을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감독대행은 위의 기사에서 언급한 해외 공연에 문화체육부에서 파견한 과장이 함께 출국한 사실 자체가 없으며 노래방이나 술자리에서 술시중을 강요한 사실이 전혀 없고, 술자리로 로비를 한다는 것은 사실무근으로서 악의적인 명예훼손으로, 문체부 조사 결과 징계를 받은 것은 위의 사안과 관련이 없다고 알려 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