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기간중 한미 정상회담…문 대통령, 美에 상응조치 요구할까?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취임 후 6번째 한미 정상회담
北이 취한 일련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美 상응조치 언급 관심
靑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 집중 논의"
"북미 정상회담 이른 시일 내 개최 필요성 얘기할 것"
영변 핵시설 영구 불능화 조치→대북제재 완화 언급 나올지 주목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30일부터 12월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에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여섯 번 째 열리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 돌파구를 열고 실질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의 체코 순방을 수행하고 있는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28일(현지시각) 현지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미 양국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 기간 중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간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양국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정착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해 나가는 데 있어, 공조 방안과 한미 동맹 강화와 관련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중점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27일(현지시각) G20 정상회의 기간 양자 정상회담 일정을 브리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이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내년 초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대화채널 재가동 여부가 이번 회담을 통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1차 싱가포르 센토사 북미 정상회담이 70년간 적대관계였던 북미 정상간 관계회복 신호탄이었다면,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실질적인 비핵화를 위한 시기와 방법론 등이 구체화돼야 열릴 수 있기에 정상회담 개최 자체만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

북한은 지난 8일로 예정됐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뉴욕 고위급 회담을 하루 전에 취소한 뒤 새로운 일정에 대한 답을 미국에 주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북미 고위급 회담 결렬 후 답보 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G20 정상회의 기간에 한미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G20 기간 동안 아르헨티나에 머무는 시간이 하루 정도 밖에 되지 않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볼턴 보좌관이 막판까지 활발하게 조율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북한이 취한 일련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측의 '상응조치'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에 대한 폐기와 외부 사찰 의사를 밝혔고,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다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 불능화 조치도 약속했다.

북한은 미군 유해송환 등 그동안 취한 일련의 조치들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내보인 것이지만, 미국이 대북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해왔다.

이런 흐름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여섯 번 째 한미 정상회담이 북미 대화 교착 상태를 뚫어낼 '창의적인' 방안을 도출해 낼 수 있을 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일단 좋은 흐름은 감지된다.

미국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철도 연결을 위한 남북 공동조사에 대해 대북 제재 면제 조치를 내린 것에 동의하는 등 전향적 제스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상응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별도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내년 초로 예상되는 남북미 종전선언 문제 등 한반도 평화 평화 프로세스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두 정상이 여러가지 논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왔던 한반도 비핵화를 중심으로 한 평화 프로세스가 힘있게 진척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그 방안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굉장히 중요하고 꼭 필요하며 이른 시일 내에 개최돼야 한다는 말을 할 것"이라며 "최근 북한의 상황과 정세에 대한 의견 교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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