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한 풀어주세요" 숨진 인천 여중생 아버지의 청원

"학폭위 2년 6개월만에 열려" 학교·경찰 대응 '미온적' 비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진 여중생의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려 학교와 경찰의 미온적 대처를 비판했다.

지난 7월 숨진 여중생 A양(15)의 아버지는 28일 청원대 청원게시판에 '성폭행과 학교폭력(집단 따돌림)으로 투신한 우리 딸의 한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는 "딸 아이가 중 1이던 2016년 5월께에 학교 폭력에 시달린다며 학교 전담 경찰관을 통해 학교 폭력 신고를 한 적이 있었다"며 "당시 '따돌림'으로 신고하였지만 결론적으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는 열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친구가 증언해 준 이야기에 따르면 '반 애들이랑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친구 저격 글(조롱, 비하 발언)과 욕설로 힘들어했고, 자살까지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며 "당시 담당 교사는 '아이들과 다툼이 있었고, 화해했다'고 했고, 학폭위는 신고접수도 안된 것으로 처리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투신 한 지 11월 13일에, 우리 딸이 살아있을 때 열리지 못했던 그 학폭위가 2년 6개월만에 열린 셈"이라며 "그때 학폭위가 열렸었더라면 좀 더 많은 사실을 알 수 있었을 텐데, 어쩌면 지금 우리 딸이 죽지 않고 살아서 더 많은 것을 증언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당시 경찰의 대응에 대해서는 "딸이 죽고 난 후 딸의 휴대폰에 뭔가 남아있길 바라며 경찰에 딸의 핸드폰을 맡기고 기다리고 있었지만 '화면 패턴의 암호를 알 수 없어 딸의 휴대폰이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는 형사의 대답을 들었다"며 "지인들에게 물어 '구글 아이디로 암호를 풀 수 있다'라는 정보를 다시 형사에게 문자로 알려드렸지만, 끝내 아무 대답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후 딸의 휴대폰을 돌려받고 구글 아이디로 금방 암호를 풀었고, 혹시 딸의 휴대폰에 어떠한 증거가 나오면 어디에 문의를 해야 하는지 형사에게 연락을 다시 했지만 결국 아무 답도 들을 수 없었다"며 "경찰에게 조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가해자로 고소한 학생들의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조사 중인 사건은 얘기할 의무가 없다'며 아무 말씀도 해 주시지 않았다"고 했다.

또 딸이 숨진 뒤에는 가해자로 지목된 남학생 3명 가운데 두 학교에서만 학폭위가 열렸고 다른 학교는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A양은 지난 7월 19일 오후 8시쯤 인천시 미추홀구 아파트 3층에서 스스로 뛰어 내려 숨졌다.

A양 부모는 이후 또래 남자 중·고등학생 3명이 저지른 성폭력과 명예훼손으로 인해 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이들을 검찰에 고소했고 검찰은 사건을 경찰이 수사하도록 지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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