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임금양극화 美日佛보다 심각…초기업 단위교섭 강화해야

500인 이상 대기업 임금 기준, 1~4인 기업 평균임금 32.6% 그쳐
업종·지역·직종 등 초기업 단위교섭 강화토록 법 개정해야

기업 규모별 평균임금 국제 비교(500인 이상 대비)(단위 : PPP 기준 US$, %)
한국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극격차가 해외 선진국에 비해 훨씬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임금 양극화를 해결하려면 파편화된 기업별 노사관계를 통합적으로 전환하도록 산별교섭 등을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양극화 해소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어떻게 함께 이룰 것인가' 정책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에서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500인 이상 기업의 임금을 500인 이상 대기업 종업원 1인당 월 평균임금(2017년)을 100으로 했을 때 전체 평균임금은 54.2%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의 88.7%나 일본(85.9%), 프랑스(72.8%)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수준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1~4인 기업과 5~9인, 10~99인 기업의 평균임금이 500인 이상 대기업의 평균임금에 비해 각각 32.6%, 48.3%, 57.2%에 그쳐서 이 역시 미국과 일본, 프랑스보다 훨씬 격차가 컸다.

이러한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는 지난 보수정권 10년 동안 더 심각해졌다.

종업원 1인당 평균임금 비중은 2007년에는 500인 이상 대기업 평균임금의 58.2% 수준이었고, 2009년 58.6%로 소폭 개선됐지만, 이후 꾸준히 악화돼 2015년 50.0%로 저점을 찍었다.

또 연령이 높아질수록 오히려 대·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심해져서, 29세 이하 청년의 전체 평균임금은 대기업의 58.0%에 달했지만, 30~64세의 경우 54.3%에 그쳤다.

즉 중소기업에 오래 근무할수록 대기업 근무자와 임금격차가 갈수록 더 커지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노동연구원 조성재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소모적 갈등을 반복하는 기업별 노사관계 시스템을 통합적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기업단위 교섭의 조정 뿐 아니라 업종과 지역, 직종 등 초기업단위의 교섭과의 통합이 가능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연대임금 혹은 임금평준화 전략을 위해 중장기 격차 축소 계획을 수립해 원하청 간 단가 조정 등 실질적인 여건을 만들고, 연대기금을 조성해 취약 계층을 후원하고 고용안정기금 등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이다.

경사노위 박명중 수석전문위원도 기업별 단체교섭만이 아니라 원-하청 노사의 직접교섭과 산별교섭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한국노총 정문주 정책본부장은 생활임금 도입이나 과거 헌법에 명시됐던 이익균점권의 부활 등 관련 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노총 김연홍 사무부총장은 "노동시장, 노사관계는 대기업집단의 단기적 이해로 철저히 분권화됐다"며 "단번에 사회적 대타협이라는 정치적 처방보다는 교섭구조 분권화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며 산별교섭의 법제화 등이 우선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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