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재정추계위원회의 4차 연금재정 추계 전망에서는 연금 수급자와 급여지출 전망이 나온다.
추계위원회는 먼저 65세 이상 연금 수급자 수가 2065년에 1,650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여 2088년에는 1,237만명으로 413만명이나 줄어드는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고점에 비해 25%가량 감소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연금 수급자가 대폭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 급여지출은 오히려 2065년 이후에도 계속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다.
이는 인구 감소분을 보상하고도 남을 정도로 1인당 소득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가정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납득할 수 없는 것은 보험료 부과대상이 되는 소득총액의 GDP 비중이 2060년까지는 28%선에서 거의 변동이 없다가 2060년 이후부터 갑자기 높아지기 시작한다고 전망한 것이다.
인구가 20~30% 가량이나 감소한 2060년부터 오히려 소득총액의 GDP비중이 갑자기 급증하는 근거가 무언이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
운용수익률을 높이면 연금을 더 많이 줄 수 있다는 망상이 그것이다.
실제로 4차 재정추계에서 제시된 국민연금 적립금 운용수익률도 향후 80년 동안 5%에서 4%를 웃도는 수준에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매우 낙관적으로 가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희망사항에 불과할 뿐 실제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일본처럼 한국도 장기저성장 내지는 제로성장 시대로 접어들게 되면 제로금리가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
4차 재정추계에서 제시한 주요 선진국들의 연금 운용수익률을 보면, 현재도 선진국에 비해 한국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7~2017년 기간 동안의 실제 연평균 수익률은 일본 다음으로 한국이 낮았으며, 2011~2017년 기간에는 제로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일본보다도 더 낮았다.
물론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에 비해서도 한국이 훨씬 낮았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한국의 연금 보험료율이 선진국에 비해 낮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분명히 보험료율 및 연금급여 비율은 한국이 낮다. 하지만 이는 한국이 선진국들에 비해 국민연금 도입 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받는 연금급여 대비 내는 연금 보험료 비율을 보면 한국이 결코 낮다고 할 수 없다.
선진국과 1인당 국민소득의 차이를 감안해야 하며, 현재 한국 국민들은 자신의 소득 수준에서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문재인 대통령과 김연명 사회수석은 국민들 눈높이에 맞지 않다며 보험료를 더 내지 않고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재검토하라고 지시를 했다.
문 대통령과 김연명 사회수석은 마법의 요술 지팡이를 어떻게 구했는지 정말로 궁금할 뿐이다. (김광수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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