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연루 판사들에 대한 탄핵 여부를 놓고 법원의 내홍이 사그라들지 않는 상황에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출근길에 봉변까지 당했기 때문이다.
27일 대법원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8분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70대 남성이 김 대법원장 차량에 화염병을 던졌다.
이날은 김 대법원장이 수원지법과 수원지법 안산지원을 방문을 예고한 상황이었다. 김 대법원장이 지난달 24일부터 시작한 전국 법원 순회방문의 일환이다.
이 같은 순회방문은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의혹으로 떨어진 사법부 신뢰를 회복하고 분열된 법원 내부를 추스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됐다.
하지만 현재 김 대법원장이 직면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법원 내부에서는 법관회의에 참석한 일부 법원 대표들이 소속 법원에서 모아진 의견을 무시한 채 개인적 의견으로 판사 탄핵에 찬성했다며 법관회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또 탄핵 대상인 판사를 선정할 명확한 기준도 제시되지 않아 자칫 정치적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따라서 침묵만 지키고 있는 김 대법원장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판사는 "판사 탄핵이 '옳다, 그르다'를 떠나, 사안이 터질 때마다 우유부단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대법원장이 사태를 키우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날은 재판 결과에 불만을 품은 남성이 화염병을 던지며 사법부에 대한 불신까지 극단적으로 드러냈다.
결국 김 대법원장이 사법부 신뢰회복과 법원 내부 갈등 봉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