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중국발 황사 가세…"답답한 마스크 보다 추위가 낫겠다"

"대기 정체로 심화된 미세먼지에 중국발 황사까지 합쳐져"
내일은 찬공기 유입되며 다소 해소될 전망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고 있는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인근 도로에 미세먼지로 하늘이 뿌연 회색빛을 띠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27일 전국 대부분 지역이 미세먼지 '나쁨'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황사까지 기승을 부리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후 강남역 인근에 점심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들은 마스크를 쓰거나 목도리 등으로 코와 입을 가린 채 실내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두꺼운 황사용 마스크를 쓰고 있던 이종혁(36)씨는 "지난 봄부터 1년 내내 미세먼지에 시달린 것 같다"며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온다는데 차라리 추운 게 좋으니까 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미소(26)씨도 "며칠 내내 마스크를 계속 쓰고 다니다보니 답답하고 목도 아프다"며 "시야도 뿌옇고 미세먼지가 좀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야외에서 방과 후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된 아이들은 울상을 지었다.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만난 정유진(11)양은 "아침마다 부모님이 마스크를 쓰라고 하고 체육 방과 후 활동도 강당에서만 하라고 한다"며 "강당에서는 공 던지는 게 금지돼서 미세먼지가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따르면 이날 서울을 공습한 미세먼지는 이틀 전 국내로 유입된 중국발 미세먼지에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합쳐지며 농도가 치솟았다.

아울러 이날 오후부터 중국 내몽골 부근에서 발원한 황사의 일부가 유입되며 내일 새벽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함께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서해에서는 황사가 나타나는 가운데, 연평도에서는 시간당 433㎍/㎥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은 상태다.

기상청은 서울과 경기도에서는 오후 5시를 전후해 황사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는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대기오염 '오렌지색 경보'가 발령돼 짙은 스모그로 가시거리가 좁아지면서 시내·외 다수 도로가 폐쇄되기도 했다.

미세먼지는 28일 오전이 지나면서 대기확산이 원활해져 다소 해소될 전망이다.

국립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내일 오전부터는 찬 공기가 유입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질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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