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들 "GDP에만 의존…잘못된 성장 정책"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 등 OECD 세계포럼서 9년만에 '웰빙 측정' 후속 보고서 공개

2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제6차 OECD세계포럼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기재부 사진제공
"GDP가 아닌 '삶의 질'이 중요하다".

경제·사회 발전 수준을 측정할 때 그동안 GDP(국내총생산)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잘못된 방향으로 정책이 이뤄져왔다는 국제사회의 반성이 제기됐다.

'경제성과와 사회발전 측정에 관한 고위전문가그룹'(HLEG)은 27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막한 제6차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세계포럼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HLEG엔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쟝 폴 피투시 파리정치대학 명예교수, 마틴 듀란 OECD 통계국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HLEG가 보고서를 낸 건 2009년 이후 9년 만으로, 이날 공개한 보고서는 후속편 성격이다.

보고서는 △"GDP를 넘어: 경제·사회적 성과에 중요한 사항 측정" △"더 나은 측정을 위해: GDP를 넘어 계량적 웰빙 측정의 연구 촉진" 등 두 부문으로 이뤄졌다. HLEG가 지난 5년간 토론해온 경제적, 사회적 성과에 중요한 사항의 측정에 대한 주요 견해와 다수의 권고안이 제시됐다.

보고서는 "지금껏 GDP에 과도하게 의존함으로써 2008년의 금융위기를 예측하지 못했다"며 "그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파급 효과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해 잘못된 방향으로 경제성장 정책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측정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회·경제·환경의 전 측면에 걸쳐 제대로 된 웰빙 측정 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티글리츠<사진>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제성장과 사회발전 측정에 중요한 요소들로 성장의 혜택을 누리는 사람은 누구인지, 이러한 성장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것인지 등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한 측정 지표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지표가 정책 입안자, 국민과 국가, 나아가 전 세계에 도움이 되는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의 공동주최측인 OECD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도 기조연설을 통해 "OECD는 GDP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진전을 봤다"며 "앞으로도 더 나은 삶을 위한 정책을 실천하는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에서도 미래의 웰빙을 구현하는 걸 적극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과도한 정보의 난립 △가짜 뉴스의 확산 △근거없는 정치적 발전의 횡행 등을 거론하면서 "GDP를 넘어 사람들의 실제 삶의 조건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와 수단을 위한 단호하고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영상 축사를 통해 "우리 정부가 국가 비전으로 제시한 '포용국가'는 OECD가 추구하는 '지속 가능한 포용적 성장'과 같은 취지”라며, “성장의 혜택을 모두가 골고루 누리는 포용적 성장을 이루고, 국민 한 사람도 차별받지 않는 포용적 사회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준비위원장을 맡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환영사를 통해 "최근 한국사회에서 높아진 고용·소득분배에 대한 통계의 관심은 바로 '삶의 질'의 중요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포럼에서 다양하게 논의된 통계들이 정책으로 연결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통계는 사회현상을 분석할 수 있는 가장 과학적인 측정방법"이라며 "이번 포럼에서 전 세계가 공감하는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로 이날 개회를 선언했다.

'미래의 웰빙'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은 29일까지 진행되며, 각국 지도자와 석학 등 102개국 3235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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