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화성 탐사 이유? 땅 속에선 살 수 있나 살피러"

205일 간 4억8천만km 날아
착륙 성공..화성 '내부'탐사 OK
3,40억 년 前 화성에도 생명체가
남극과 온도 비슷 계절 변화 有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

붉은 행성, 화성. 화성은요. 과거의 지구처럼 물이 흐르고 생명체가 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지금과 같은 황량한 상태가 된 게 아닌가, 이렇게 과학자들이 추정하는 곳이죠. 그래서 지구인이 만약 우주로 이주해 산다면 그 1순위는 화성이 될 거다 하는 얘기도 있습니다.

바로 그 화성에 7년 만에 다시 탐사선이 착륙했습니다. 성공 확률이 40%밖에 되지 않았다는데요. 극적으로 오늘 새벽 4시 54분경에 착륙을 했죠. 이번 화성 탐사선 이름이 인사이트입니다. 처음으로 화성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임무를 맡았다고 하는데요. 이게 무슨 얘기인지 인사이트의 이모저모, 화성의 이모저모. 한국우주환경화학연구소 이태형 소장 연결을 해 보죠. 이 소장님, 안녕하세요.

◆ 이태형>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우주선이니까 굉장히 빨랐을 텐데도 6개월이 걸렸네요.

◆ 이태형> 그렇습니다. 무려 4억 8000만 킬로미터를 날아갔습니다, 205일 동안. 화성이 지난 7월 말에 지구와 가장 가까워졌거든요. 가까워질 때를 맞춰서 그 두 달 반쯤 전에 발사를 한 거예요. 우주에서 처음 발사할 때 속도가 초속 30km가 넘었습니다.

◇ 김현정> 초속이요? 1초?

◆ 이태형> 1초에 30km가 넘는 빠른 속도로 출발해서 화성에 도착하는 데까지도 205일이나 걸렸죠.

화성탐사선 인사이트호의 터치다운 장면 (사진=나사)
◇ 김현정> 성공률이 40%였다라 그러는데. 왜 그렇게 착륙이 어려운 거예요, 화성?

◆ 이태형> 그러니까 달 같은 경우는 대기가 아예 없고 지구는 대기가 많잖아요. 우주선들이 지구에 착륙할 때 낙하산 펴고 내리지 않습니까? 화성에는 대기가 지구의 1%밖에 안 됩니다. 그래서 낙하산을 펴더라도 충분하게 감속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역추진 로켓을 써서 착륙을 해야 되는데 이게 너무, 역추진을 너무 많이 하면 충돌해버릴 수도 있고 또 너무 역추진을 빨리 끊으면 역시 중력 때문에 충돌할 수가 있고. 그래서 적당한 연료를 가져가서 역추진을 해야 되는데 지금까지 15번 정도 착륙 시도해서 7번 성공했었습니다. 이번에 인사이트까지 하면 드디어 16개 중에서 8번. 착륙 확률이 50%까지 높아진 거죠.

◇ 김현정> 그렇게 어려운 거군요. 대기, 지구 대기의 1%밖에...

◆ 이태형> 만일 거기에 사람이 가더라도 이게 충돌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습니다. 미국밖에 성공을 못했습니다, 아직까지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게 해서 우여곡절 끝에 화성에 도착한 인사이트. 이번 임무는 내부를 들여다보는 거다. 속살을 들여다보는 거다. 이런 건 처음이다. 이게 무슨 말이에요?

◆ 이태형> 지금까지 화성에 착륙했던 탐사선들이 주로 표면의 모습들을 봤습니다. 물이 존재하는지, 화성에 토양 성분들이 무엇인지 이런 걸 봤는데. 인사이트 같은 경우는 사람으로 치면 엑스레이 사진 찍는 거거든요. 내부의 상태가 어떤가. 화성 지하에 5m 정도 구멍을 뚫고서 온도를 측정합니다. 그러면 화성의 핵이 상태가 어떤가. 이것이 완전히 굳었는가 아니면 아직까지 좀 녹아 있는가. 화성 내부의 상태를 볼 수가 있고요. 또 지진계를 설치해가지고 표면의 움직임을 측정하거든요. 화성은 지구처럼 지질활동이 있지 않아서 지진은 없습니다. 하지만 운석이 떨어지면 흔들림이 있겠죠. 운석이 떨어졌을 때의 흔들림을 통해서 화성의 지각은 두께가 얼마가 되는가. 이런 모습들을 통해서 화성이 수십억 년 동안 어떻게 변화해서 지금까지 왔는가 이런 걸 알아내는 겁니다.

◇ 김현정> 질문 주시는 분들이 그거 알아서 뭐에다 쓰는 거죠? 우리하고 무슨 상관이죠? 이렇게 물으실 수도 있거든요.

◆ 이태형> 화성은 지구보다 지름이 절반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화성은 핵이 빨리 굳었다는 얘기거든요. 지구의 핵이 굳어버리면 자기장이 사라집니다. 자기장이 사라지면 태양에서 오는 방사능이 그대로 표면에 닿게 돼서 사람이 살 수가 없게 되거든요. 그래서 화성에 과거에 생명체가 살았다는 것은 수십억 년 전에 화성의 상태가 좋았을 때인데 그것이 어떻게 해서 나빠졌는가를 보게 되는 거거든요. 결국은 궁극의 목적은 앞으로 사람들이 가서 살게 될 때를 대비하는 거기 때문에 화성이 지금 상태가 정확히 어떤지 알아야지만이 우리가 앞으로 가서 무엇을 준비해서 화성에 살 것인가. 그래서 우리가 살기 위해서 화성의 상태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 조사하는 거거든요.

◇ 김현정> 쉽게 말하면 그러면 그 땅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건지, 건물은 세울 만한 건지, 그런것도 알 수 있는건가요?

◆ 이태형> 우리는 겉만 봤잖아요. 속을 통해서 내부의 상태를 봐야지만이 거기에서 정말 화성에 가서 표면에는 살 수 없지만, 지하에 굴을 뚫고 살 수 있다든가 여러 가지 장치를 해야 되겠죠.

인사이트 호가 화성에 착륙하는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영상 (자료=미 항공우주국, NASA 제공)
◇ 김현정> 그런데 제가 앞에서 '과학자들이 예전에는 생명체가 살았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얘기를 한다.' 그런데 이게 지금 그냥 얘기를 하는, 추정을 하는 정도인 거예요? 아니면 결론이 났습니까?

◆ 이태형> 거의 결론이 났다고 봐도 되거든요.

◇ 김현정> 어떻게요?

◆ 이태형> 화성의 나이는 지구와 비슷하게 46억 년쯤 됩니다. 그런데 화성에 생명체가 살 수 있었다는 것은 지금으로부터 30-40억 년의 전 일입니다. 그리고 화성에 자기장이 사라진 건 화성이 만들어지고 10억 년 후의 일이거든요. 그러니까 생명체가 있었다 하더라도 지금부터 30-40억 년 전의 일이에요.

◇ 김현정> 그렇군요. 있었다 하더라도 30-40억 년 전의 일일 것이다?

◆ 이태형> 그런데 그 당시에는 충분히 환경이 좋았다. 그래서 생명체가 살 수 있을 만한 환경은 됐었다.

◇ 김현정> 방사능을 밀어내는 자기장이 활동했기 때문에.

◆ 이태형> 그리고 물도 있었고 그때는 비도 왔었고 대기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았다, 하지만 사실은 증거를 못 찾는 거죠. 그런 환경이 있었다고 생명체가 반드시 존재하는 건 아니니까요.

◇ 김현정> 증거는 찾을 수가 없겠네요, 30-40억 년 전의 일이라면. 다만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했을 때는 한 30-40억 년 전에는 살았었을 수도 있겠다, 이 정도.


◆ 이태형> 또 올해 나온 연구 결과에 의하면 화성의 남극점 지하에, 한 1.5Km 지하에 거대하게 녹아 있는 호수가 있을 수 있다는 거예요. 지름이 한 20km 되는 넓은 호수가 있을 수 있는데 이것이 얼어 있지 않고 녹아 있는 상태일 수 있다. 왜냐하면 주로 소금물이거든요. 소금물 같은 경우에는 낮은 온도에서도 액체 상태가 될 수 있으니까요. 만약에 녹아 있는 그 액체 상태의 호수가 존재한다면 거기에는 아직까지도 생명체가 있지 않겠는가. 그러면 가서 뚫어봐야 되겠죠.

◇ 김현정> 아직 그런 게 있는지 없는지 거기까지는 못 가본 거죠?

◆ 이태형> 가보지는 못했고 연구를 해 보니까 위성 사진들을 통해서 조사해 보니까 그 안에 이런 호수가 있을 만한 증거가 보이더라, 거기에는 어떤 생명체가 있지 않을까? 이런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하다못해 어떤 단세포 아메바라도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미지의 세계네요, 그러니까 화성이라는 곳이.

◆ 이태형> 우리가 가장 그래도 기대를 하고 있는 곳이 태양계에서는 화성이니까요.

◇ 김현정> 그렇죠. 그러니까 기대하는 이유는 우리와 비슷하다, 비슷하다라고 하는 이유는 일단 거기도 계절의 변화라는 게 있고 자전 주기가 지구와 비슷하고. 그래서 그런 거죠?

◆ 이태형> 그리고 일단은 가장 온도도 지구와 비슷하죠.

◇ 김현정> 온도도 비슷하고.

◆ 이태형> 인사이트가 착륙한 곳의 온도가 적도 부근인데 8도 정도, 영하 8도. 이 정도 얘기하는데 기본적으로 화성의 평균 온도가 영하 63도입니다. 영하 63도면 지구의 남극 정도 온도와 비슷하거든요. 그 뒤로 넘어가면 목성 이런 데 가면 영하 100도, 영하 200도 되기 때문에 가장 그래도 지구와 온도가 비슷하고 계절의 변화가 있기 때문에 여름이라든가 적도 지방에는 거의 0도 가까이 올라갈 때도 있고 하거든요.

◇ 김현정> 아까 그게 계절의 변화가 있다는 게, 겨울에는 영하 63도, 여름에는 0도 정도. 이 정도 계절 변화예요?

◆ 이태형> 평균 기온이 63도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영하 100도로 내려갈 수도 있겠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곳보다는 그래도, 그래도 비슷하다?

◆ 이태형> 그렇죠.


◇ 김현정> 그렇다면 끝으로. 이건 그냥 소장님 개인 의견입니다마는 인간이 화성에 가서 이주해 살 수 있을 확률, 가능성 몇 퍼센트나 된다고 보세요?

◆ 이태형> 정확하게 퍼센티지를 얘기하기는 어렵지만요. 지구에 정말 살기 어렵다면 화성에 가야 되겠죠. 그런데 확률은 그래도 태양계에서 가장 높은 곳이 화성이고. 최소한 절반 이상은 되지 않겠는가. 하지만 아무리 좋아봤자 지구만 하겠습니까? 지구를 더 잘 가꾸고 지키는 게 더 중요하겠죠.

◇ 김현정> 정답. (웃음) 정말 맞는 정답이신데요. 최악의 경우 지구가 지금처럼 환경이 오염되고 문제가 생겨서 이주한다면 그곳은 화성이 될 것이고 그 가능성은 반반, 50%는 된다?

◆ 이태형> 그렇죠. 기본적으로 화성은 물이 있는 곳이고 적당한 온도가 된다면 인간들은 충분히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이태형> 고맙습니다.

◇ 김현정> 한국우주환경화학연구소 이태형 소장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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