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민주당의 ‘연동형’ 어물쩍... 내 귀를 의심했다”

민주당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번복
평양서 당대표 합의하곤 이제와서...
권역별은 '연동형' 아니라 다른 것
양당에 전문가 못들어와? 이미 많은데..
12월 해결 안되면 정개특위 연장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정미(정의당 대표)

정의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야 3당 지도부가 지난 일요일에 기자 회견을 열었다는 소식은 어제 전해 드렸죠. '연동형 비례 대표제 도입을 촉구한다. 민주당, 혹시 말을 바꾸는 건가. 바꾸지 말아라. 문 대통령과의 회동도 요청한다. 그리고 민주당의 결단이 없다면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나온 걸로 알려졌는데요. 이에 대해서 민주당 홍영표 원내 대표, 어제 입장을 내놨습니다. '귀가 의심스럽다. 법정 시한이 있는 예산안 처리를 선거구제 개편과 연계하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불쾌감을 드러냈죠. 야 3당의 정확한 입장을 좀 듣고 싶습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 스튜디오에 나와 계세요. 어서 오십시오.

이정미 정의당 대표. 2018.11.13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이정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가 노회찬 의원 빈소에서 만나고 그 후로 처음인 것 같아요.

◆ 이정미> 네, 그렇습니다. 매번 전화로만 통화를 했죠.

◇ 김현정> 그렇죠. 잘 지내셨어요?

◆ 이정미> 네.

◇ 김현정> 아침 일찍 나오시느라고 고생하셨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직접적으로 여쭐게요. 선거구제 개편을 위한 정개특위가 진행이 되고 있잖아요, 한 달째. 그게 잘 안 됐던 거예요?

◆ 이정미> 각 당이 명확한 자기 당론을 가지고 와서 그 사이에서 거리를 어떻게 좁혀나갈 것인가 이런 논의가 돼야 되는데 자유한국당은 중대선거구제라고 얘기를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그 당 안에서 중대선거구제에 반대하는 의견들도 있고 또 더불어민주당도 명확하게 자신들의 당론이었던 연동형 비례 대표제에 대해서 우리는 이렇게 추진하겠다라고 하는 안을 갖고 와서 얘기를 해야 되는데 이것이 좀 잘 진행이 안 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2015년부터 더불어민주당은 일관되게 선거 제도가 개혁돼야 한다면 연동형 비례 대표 제도로 바뀌어야 한다라고 이야기를 해 왔었거든요. 그런데 얼마 전에 자당의 이야기가 연동형 비례 대표제가 아니라 권역별 비례 대표제였다라고 하면서 기존의 의견을 번복하는 발언이 나오면서 상당히 저는 제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이 됐죠.

◇ 김현정> 또렷하게 저는 잘 기억이 안 나서 제가 여쭙는 건데 이해찬 대표나 민주당이 쭉 얘기해 왔던 게 연동형 비례 대표제가 딱 맞아요?

◆ 이정미> 2015년도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우리나라 선거 제도도 이제 좀 선진국처럼 바뀌어야 한다. 그래서 지역구와 비례 의석을 2:1로 맞추고 전국 6개 권역을 나눈 상황에서 그것을 연동형으로 하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그때 당시에 민주당 당 대표이셨던 문재인 대표께서 우리는 중앙선관위 안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씀을 하셨고 최근에 한 9월달까지 정책위 의장이나 사무총장 두 분이 다 방송 인터뷰에 나와서 개헌과 연계시키지 않고도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합의한다면 그것을 추진할 수 있다라고 하는 이야기들을 최근까지 해 오셨습니다. 그리고 지난번 평양에 특별 수행원으로 갔을 때 이해찬 대표와 저 그리고 정동영 대표가 한자리에 앉아서 연동형 비례 대표 제도는 우리 사회에 너무 보수 편향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서 필요한 선거제도 개혁 방안이고 그것을 위해서 추진하는 과정에 집권 정당이 좀 손해를 보더라도 그것에 대해서는 합의할 수 있다. 그래서 세 당 대표들이 이거를 이렇게 중요한 합의를 이뤘으니까 이것을 평양 합의라고하자.

◇ 김현정> 저도 그 소식 전했던 거 기억나요.

◆ 이정미> 라고까지 이야기를 했던 것이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이해찬 대표는 연동형 비례 대표제가 아니라 권역별 비례 대표제를 이야기해 왔다. 지금 이렇게 말씀을 하시고 계시는데 우선 여기서 잠깐. 그러면 이제 궁금하실 거예요, 여러분. 도대체 연동형 비례 대표제는 뭐고 권역별 비례 대표제는 뭔데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가. 일단 연동형 비례 대표제는 여러분, 제가 여러 번 쉽게 설명 드려서 아실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가 투표할 때 지역구 의원 투표하고 정당 투표하고 2개를 따로 찍잖아요. A당이 정당 투표에서는 30%를 얻었는데 지역구에서는 1등을 많이 못 해가지고 결과적으로는 전체 10% 의석수밖에 못 차지했다. 이럴 경우에 나머지 20%를 보전해 주는 거죠. 그러면 나머지... 그런데 반대로 B당이 정당 투표에서는 10% 나왔는데 지역구에서는 30%가 나왔어요. 이런 경우에는 비례로 더 가져갈 수 있는 게 전혀 없는 거고.

◆ 이정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게 여러분, 연동형 비례 대표제입니다. 그러면 지금 이해찬 대표가 얘기하는 권역별 비례 대표제는 뭐가 달라요?

◆ 이정미> 한마디로 슈퍼에서 쌀을 10kg을 사는데 이걸 비닐 봉지에 담을 거냐, 종이 봉지에 담을 거냐 이렇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연동형 비례 대표 제도라고 하는 것은 투표율만큼 의석수에 반영을 하는데 이것을 6개 권역으로 전체 의원 정수를 나눠서 그 6개의 권역에서 연동형으로 추진할 것인지 아니면 명부를 전국 단위로 짜서 그것을 연동형으로 반영할 것인지. 이것의 차이입니다. 그래서 정의당의 입장에서는 연동형으로 추진하되 이것을 전국 명부로 하자. 이렇게 얘기를 해 왔고 더불어민주당은 6개 권역을 나눠서 거기에서 연동형. 예를 들어서 300석 중에 100석을 서울 권역에서 의원 정수를 책정해 놓고 거기에서 30%를 얻었다. 그러면 서울에서는 30명의 의원을 보전해 주는 이런 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지역구에서 A당을 많이 뽑은 권역은 아무래도 정당도 A당이 많이 나올 테니까 권역을 나눠가지고 연동형을 하는 게 거대 정당한테는 유리하겠군요.

◆ 이정미> 그렇게 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권역이든 전국 명부든 연동형이라고 하는 기본적인 취지.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민심을 반영하는 득표율. 이런 것이 의석수에 반영돼야 된다라고 하는 이것이 중요한 것인데. 저희가 참 답답한 것은 '그래서 비닐 봉지에 쌀래, 종이 봉지에 쌀래.' 이 얘기는 아직 시작도 안 됐고 이제 쌀 10kg를 싼다는 게 중요한 겁니다. 지금 더불어민주당에서 얘기하는 것은 쌀이 아니라 보리 10kg를 사기로 했다. 이렇게 되는 꼴이 돼버리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연동형 비례 대표제의 애초에 원칙을 훼손하지 말라.

◇ 김현정> 그런데 권역별 비례 대표제 해도 권역 나눈 다음에 연동형으로 가는 거 아니에요?

◆ 이정미> 네, 그렇습니다. 아니,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고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연동이 아니다?

◆ 이정미> 그러니까 완전히 다른 말씀을 하시는 거죠.

◇ 김현정> 완전 다른 얘기네요. 권역을 나눠서 비례 대표 주되 연동형은 아니다?

◆ 이정미> 네, 그래서 이제까지 해 왔던 말씀 바꾸기라고 하는 말씀이 제가 그 얘기를 드리는 겁니다. 그러니까 중앙선관위 안도 연동형을 하되 권역별로 그걸 하라고 하는 안이었고 더불어민주당이 그것을 자신의 당론으로 이제까지 주장을 해 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권역별 정당 명부 비례 대표제는 연동형이 아니다라고 하는 것은 정말 다른 말씀을 하시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언뜻 들어서는 저는 권역 나눈 다음에 연동형 하자는 건 줄 알았는데 연동형이 아니다. 전혀 다른 얘기다. 그런데 이해찬 대표는 이렇게 얘기해요.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도입하면 아까 제가 설명 드렸듯이 지역구에서 다수 당선자를 내는 당은 비례 대표에서는 한 석도 못 가져오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런데 비례 대표는 전문가를 의회에 들이는 제도인데 이렇게 되면 민주당이나 한국당은 전문가를 국회에 하나도 못 들이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연동형 비례 대표제에 문제점이 있다. 단점이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정미>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첫 번째는 사실 거대 정당들은 의석을 나눠드릴 기회가 많기 때문에 지역구 의석에도 상당히 전문가들을 많이 영입해 왔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300명 의석 중에 60명이 넘는 사람이 법조계 출신이고 학계 출신이고 다 전문가 출신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요. 예를 들어서 표창원 의원이나 박주민 의원이나 그런 분들이 지역구에 나가지만 다 전문가들 아닙니까? 이런 측면을 또 하나를 보셔야 되고. 또 하나는 비례 의석을 확보하는 것은 민심을 반영하는 것으로 이 선거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한 어떤 보정 과정이다. 이것을 더 중심으로 봐야 된다고 봅니다. 결국은 지역구에서도 의석을 얻고 비례에서도 우리 몫을 놓치기 어렵다, 놓치기 싫다라고 하는, 어떻게 보면 거대 정당의 본전 찾고 싶은 그런 마음이 발동한 게 아니라면 그 말씀을 거기다 갖다 붙이시는 건 좀 아니지 않은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아무튼 이 내용을 일요일에 기자 회견을 야 3당 대표가 한 후에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입장이 어제 나왔습니다. 일단 청와대는 지금 우리가 낄 상황이 아니다. 그러니까 더불어민주당하고 협의를 해라, 야당들이. 이렇게 공을 좀 넘겼고. 이 얘기는 이제 담판 요구하신 거. 그건 안 하겠다는 뜻으로 일단 들려요. 그리고 민주당 홍영표 원내 대표는 불쾌하다는 입장을 드러냈어요. '귀가 의심스럽다. 아니, 어떻게 이 문제를 예산안 처리하고 연계시키냐.'

◆ 이정미> 대통령 담판 문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대통령은 저희 5당 대표들 만나는 자리마다 틈만 나면 어쨌든 선거 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얘기하셨고 또 대선 공약도 분명히 연동형 비례 대표제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집권 여당 대표께서 그 말을 슬쩍 바꾸기를 한 상황에서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여당 대표 한 말은 잘못된 얘기다.' 이렇게 당장 얘기하시기가 좀 곤혹스러운 점이 없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5당 대표와 대통령이 한자리에 앉는 자리가 조만간 저는 만들어질 거라는 생각이 들고 그 자리에서 또 이 문제를 깊이 논의를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홍영표 대표께서 하시는 말씀은 이렇습니다. 예산안은 내년 처리니까 시급하고. 그러면 선거 제도 개혁은 시급하지 않은가. 선거 제도도 내년 4월이 되면 선거구가 획정이 돼야 합니다. 그러면 올해 연말까지 선거 제도 개혁안이 처리가 되어야지 우리가 법정 시한을 어기지 않고 내년 총선을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선거 제도 문제는 예산안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 것을 저는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말씀이 아니었는가.

◇ 김현정> 그 예산안하고 연계한다는 건 사실 그날 정동영 대표가 말씀하신 건데 정의당도 거기에 동의는 하시는 거예요?

◆ 이정미> 정의당의 입장에서는 예산안 연계에 대한 당론을 지금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렇게 중요한 협치를 얘기를 하고 이 정부의 국정 운영에 협력해 달라고 얘기를 하면서 우리 정치의 백년지대계를 만들어나가야 되는 이 정치 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집권 여당이 자기 기득권 때문에 이렇게 또 미루고 뭔가 구체적인 방안들을 내지 않고 심지어는 이전에 갖고 있었던 당론까지 바꾸기 하는 이런 말씀을 하는 것이야말로 저는 정말 집권 여당으로서 적절한 태도나 말씀이 아니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현정> 문재인 대통령하고 통화는 못 하시죠? (웃음) 아니, 저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하셨던 부분이라고 말씀하시니까. 그럼 대통령께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가도 한번 얘기를 들을 수 있을까.

◆ 이정미> 대통령께서 아마 이렇게 꼼꼼히 이 선거 제도 관련돼서 정치권 안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을 다 살피고 있지 않을까. 왜냐하면 굉장히 그 부분을 중요시 여겨 오셨기 때문에 조만간 그 문제에 대해서 또 각 정당들과 대화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는 해 봅니다.

◇ 김현정> 대통령은 연동형 비례 대표제를 생각하고 계실 거다라고 믿으세요?

◆ 이정미> 확신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확신하세요?

◆ 이정미> 그것은 여러 차례 저희들이 확인했습니다.

◇ 김현정> 설마 그런데 이해찬 대표, 여당 대표하고 서로 다른 생각을 하실까요?

◆ 이정미> 결국 이 총선에 직접 뛸 경기자들이 총선 룰을 정하는 것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데요. 국민들이 결국은 쟤네들 봐라. 정치 개혁 하자더니 결국 자기 밥그릇 때문에 일이 안 되는구나. 이런 불신을 드리는 것이 훨씬 더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이것을 집권 정당에게 다시 한 번 호소드립니다.

◇ 김현정> 1분 남았는데 두 가지 확인하겠습니다. 하나는 아까 당론은 안 정해졌다고 말씀하셨는데 예산안 처리와 연동 문제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어떤 의견이신지?

◆ 이정미>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산안은 예산안대로 선거 제도는 선거 제도대로 12월달에 반드시 처리돼야 된다.

◇ 김현정> 둘 다. 하나, 만약 12월달에 안 되면. 사실은 민주당이 오케이 한다고 그래도 한국당도 오케이 해야지 되는 건데 한국당이 오케이 안 할 가능성이 되게 크거든요, 지금 입장으로 봐서는. 그러면 12월 끝나요. 정개특위 시한 끝나요. 그러면 어떻게 되는 건가.

◆ 이정미> 7월달에 이 정개특위 그리고 사개특위 등의 특위 구성을 합의를 할 때 그 당시에 정의당이 원내 교섭 단체 중의 일원이었습니다. 5당 원내 대표들이 모두 다 기억하실 텐데 정개특위는 이번에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12월까지 이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6개월 시한 연장을 하자고 합의한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최소한 적어도 내년 2월까지 이 논의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12월에 이게 정리가 안 된다면 정개특위 시한 연장을 합의안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확인하겠습니다. 이정미 대표님 고맙습니다.

◆ 이정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정의당 이정미 대표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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