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文정부'와 대립각? "금도 넘어" VS "무리한 몰고가기"

문준용씨 의혹 관련 거론하자 논란 증폭
"파장 알고한 미필적고의" VS "글 자체 나쁜 의미 아냐"
"이 지사 막싸움·정부 흔들기" VS "야권이 여권 분열 위해"
'권력' 발언 등 이 지사 잇따른 행보도 대립 분위기 형성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최근 발언 등 행보를 두고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수순' 이라는 등 말들이 무성하다.

특히 검찰 조사를 받던 지난 24일, 이 지사가 자신의 페이스 북에 "트위터 글이 죄가 되지 않음을 입증하기 위해선, 먼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 특혜채용 의혹이 ‘허위’임을 법적으로 확인한 뒤 이를 바탕으로 ‘허위사실에 대한 명예훼손’ 여부를 가릴 수 밖에 없다"고 밝히면서, 문 대통령의 아들건을 거론하자 논란은 증폭됐다.

일각에서는 '문준용씨 문제는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라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상황으로, 이 지사가 어떤 의도에서 문재용 카드를 공개적으로 언급 했는지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특히 검찰 조사를 받기 직전 이같은 문제를 공론화 한 점 등도 정치적 목적이 숨어있다는 목소리들이 불거지는데 한몫 했다.

이 지사측은 '트위터 계정주 사건에 대한 고발장과 관련해 김혜경씨 측 변호사가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한 후 '이재명 측이 문준용씨를 언급했다'는 식의 보도가 나오면서 변호인 의견서 일부가 악의적으로 왜곡·유출돼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 밖에 없었다'고 반박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관련 허위사실 공표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24일 오전 경기 성남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황진환기자)
◇ 문준용씨 관련 발언, "금도 넘어섰다" VS "탈당 바라는 몰고가기"

이 지사가 문준용씨를 거론한 데 대해서는 양론이 있다. 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행보로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이 지사의 행보를 무리하게 해석하며 몰고가는 측면이 있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대통령 아들 문제를 언급한 것은 반문 야당선언 이다.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린건데 야당처럼 대통령과 맞서겠다는 것이다. 결별 선언인 것이다. 탈당할 준비가 끝났다는 뜻"이라는 평을 내놨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26일 "이 시점에서 그런 문제제기를 했다면 정말 그 의도가 뭔지 정말 모르겠다. 2012년 대선 당시 이명박 정부 때 그걸 대선에 악용하기 위해 얼마나 당시 집권당이 했는지를 잘 기억하고 있고 지난 대선 때도 또 얘기가 나왔다. 5년간 새누리당이 우려먹은 그런 소재"라고 강조했다.

김성완 정치평론가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변호인 의견서가 외부로 유출된데 대한 해명성 얘기였다 하더라도 문준용씨를 언급한 것은 '금도'를 넘어선 것으로 봐야한다. 이 싸움에 문 대통령까지 끌어들이면서 민주당과 검찰까지 흔들고 싶은 의도를 가지고 한말로 밖에 해석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경력이 있는 이 지사가 문 대통령 지지층, 여당 내부에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알면서 공격을 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필적고의에 가깝다. 의도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 처럼 하지는 않았으나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는 뻔히 알고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 지사는 문준용씨를 거론한 것에 대해 "아내의 변호인이 (아내가) 법적으로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확인 과정" 이라고 설명하고 있고, 김용 경기도 대변인도 "확대해석을 경계한다. 트위터 사건 관련해서 고발인측이 이 계정에서 문준용씨의 특혜 취업 의혹을 고발내용으로 해서 이것에 대한 의혹을 확인해야 하는 부분" 이라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최창열 정치평론가는 "허위임을 밝혀야 한다고 했으니 이 지사의 글 자체가 나쁜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본다. 문 대통령 아들 특채의혹 검증을 해야한다가 아니라 특혜의혹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다. 특혜가 아닌게 밝혀졌는데 왜 자꾸 거론하냐고 한 것이다. 하태경 의원도 그렇고 대립각을 세우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너무 앞서나가는 것 같다. 탈당을 바라는쪽에서 프레임을 너무 몰고가는 느낌이 있다"고 밝혔다.


이 지사와 측근들이 언급하는 것처럼 문준용씨 특혜채용 의혹이 ‘허위’임을 법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문제의 트위터글이 법적으로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필요 조건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친형 강제입원'과 '여배우 스캔들' 등 의혹의 중심에 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29일 오전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기도 분당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이한형기자)
◇ "경찰이 '권력'을 선택" 발언…'권력'='문 정권'으로 말했을 가능성 높아

이 지사의 최근 잇따른 행보 면면을 보면, 문준용씨를 거론한 것이 이 지사가 밝힌 표면적 이유만으로 단정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지사는 앞서, 이른바 '혜경궁김씨' 트위터 계정주가 부인 김혜경씨라는 경찰 발표가 있자 "경찰은 진실보다 권력을 선택했다", "국민이 맡긴 권력을 불공정하게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청산해야 할 적폐행위",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도 몇차례 스크린 된 사건으로 그때도 경찰은 이러지는 않았다", "경찰은 정치를 했다" 등 강도높은 발언을 했고, 그가 말한 '권력'이 '문 정부'를 지칭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자신의 입장과 대립 중인 경찰의 수사결과를 반박하면서 그들이 '권력'을 선택했다고 주장한 것은, 상식선에서 경찰 수사결과의 배후에 현 정부, 친문 진영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 지사의 '입' 으로 통하는 김용 경기도 대변인도 26일 CBS김현정 뉴스쇼에 출연해 이 지사의 말한 '권력'이 현 정부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예상과 달리 "그건 저희가 알 수 없다"고 답하는 등 부정도 긍정도 아닌 애매한 답변을 했다.

김 대변인이 '권력'이 현 정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지 않는 등 '권력' 실체를 특정하지 않고 여지를 남겨두자, '권력'과 '현 정부'를 동일선상에 놓고 있는 이 지사의 속내를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성완 정치평론가는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지사가 말하는 '권력'은 문 정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 입장에서 자신을 죽이기 하고 있다고 읽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최창열 정치평론가도 "상식적으로 여기서 '권력'은 문재인 대통령의 '권력'을 말하는 것이다. 단정은 못하지만 집권 세력의 입맛에 맞게 (경찰이) 한 것이라는 내용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것" 이라고 평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이한형기자)
◇ 경찰과 잇따른 마찰이 '문 정권'과 대립 분위기 형성의 시초

이 지사의 문 정부와의 대립각 분위기는 경찰과의 마찰이 본격화 되면서 시작됐다.

이 지사는 경찰이 자신의 공직선거법위반 혐의 등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자 지난 6일 자신을 조사한 경찰 지휘부 등에 대해 수사과정 등을 문제삼아 고발할 방침을 밝혔다.

이해찬 대표의 만류 등으로 고발이 철회되기는 했으나 이 역시 정부조직에 속하는 경찰과 집권당의 광역단체장이 대립 양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오해를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고발 사안은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지난 23일 민주당 지역위원장이면서 지방선거에서 이 지사 선거 캠프의 대변인을 맡았던 백종덕 변호사는 허경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장과 유현철 분당경찰서장을 뇌물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했다.

공교롭게도 검찰 수사를 하루 앞두고 이뤄진 이날 고발에 대해 일각에서는 궁지로 몰린 이 지사의 반격이 시작됐다는 의견이 개진되기도 했다.

즉 이 지사가 핍박 받는 프레임을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강조하면서 방어 차원에서 대여 경고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이 지사 입장에서 지금까지 불거진 일련의 의혹들에 대해 앞으로 유죄, 무죄 등 어떤 판결이 나와도 핍박 프레임을 내세울 경우손해볼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해석은 '유죄'를 받을 경우 억울하게 죄값을 받았다는 프레임을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고, '무죄'시에도 '억울함'을 내세워 한층 입지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성완 정치평론가는 "(이 지사가 문준용씨를 거론한 것 등은) 나를 공격하면 민주당이나 문재인 정부에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읽힌다. 막싸움을 하려고 하는 것 같다. 자신이 살기위해 당과 정부 모두를 흔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밖에 안된다. 이런식의 프레임으로 가면 정치적으로 살아날 명분을 가질지 모르지만 당과 문 정부는 타격을 입기 때문에 당 소속 단체장으로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창열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지사가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고 단정하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다. 더 지켜봐야 한다. 여권 분열을 위해 야권 등에서 그리로 몰고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핍박 프레임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정합성이 있다고 봐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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