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우승한 전력이 그대로 유지된 덕에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얻었다. 반대로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쳤지만 가장 확실한 약점을 보강하며 일약 우승 후보로 평가됐다. 여자부 전통의 강호로 군림했던 IBK기업은행의 이름이 크게 거론되지 않은 것도 이례적이었다.
하지만 2라운드가 막바지에 접어든 현재 순위표는 예상과 크게 다르다. 2014~2015시즌 이후 줄곧 중하위권에 그쳤던 GS칼텍스가 7승 2패로 가장 먼저 승점 20점을 돌파하고 당당히 선두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시즌 30경기에서 승점 40점을 확보한 GS칼텍스라는 점에서 올 시즌의 기세가 얼마나 대단한지 직접 비교할 수 있다. 그 뒤를 IBK기업은행(6승3패.승점18)가 바짝 추격하고 있으며 흥국생명(승점15)과 한국도로공사(승점14.이상 5승4패)가 뒤를 잇고 있다.
덕분에 지난 2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KGC인삼공사의 경기에 3048명의 유료 관중이 찾았다. 이는 올 시즌 GS칼텍스의 홈 경기 최다 관중이다. 많은 관중이 몰린 경기에서 GS칼텍스는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하며 더 많은 배구팬을 불러모을 가능성도 살렸다.
이기는 경기를 통한 재미있는 배구에 많은 팬이 찾는다는 단순한 명제를 올 시즌 GS칼텍스가 몸소 입증하고 있다. 비단 이 경기뿐 아니라 GS칼텍스는 올 시즌 총 6번의 홈 경기에 총 1만3634명의 관중을 불러모았다. 경기당 평균 2272명으로 이는 올 시즌 V-리그 여자부 6개 구단 가운데 세 번째로 높은 관중 동원력이다.
한유미 KBSN 해설위원은 “GS칼텍스의 선두 질주는 이번 시즌에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라 차상현 감독 부임 이후부터 준비된 결과”라며 “외국인 선수 알리의 기량이 두드러지지 않는 데다 이고은의 부상 공백도 있어 우승 후보로 평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소휘가 많이 성장했고 알리가 부진해도 표승주가 그 자리를 대체한다. 전반적으로 팀이 잘 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모두의 예상을 깬 GS칼텍스의 이기는 배구를 두고 한유미 해설위원은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시즌 초반에 (안)혜진이가 잘했을 때 차상현 감독이 자만하거나 들뜨는 걸 예방하는 걸 봐도 이 팀이 왜 단단한지 알 수 있다”면서 “누구 한 명 특별하게 잘해서 돋보이기보다 팀이 하나가 되는 방향성이 좋다”고 분석했다.
다만 변수도 있다. GS칼텍스의 선두 질주가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GS칼텍스의 위기는 자체의 문제라기보다 다른 팀의 정비가 끝난 이후”라고 꼽은 한유미 해설위원은 “도로공사나 IBK기업은행, 흥국생명이 점점 자리를 잡는 만큼 GS칼텍스가 3라운드부터 승패보다 내용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GS칼텍스는 28일 한국도로공사와 원정 경기를 끝으로 2라운드 일정을 마무리한다. 3라운드는 12월 1일 흥국생명과 홈 경기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