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은 튀르크어로 '자유인 혹은 변방의 사람이 사는 땅'을 의미한다. 드넓은 땅을 무대 삼아 유목 생활을 한 사람들은 곳곳에 화려한 유적을 남겼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카자흐스탄 문화체육부·국립박물관과 함께 27일 개막하는 특별전 '황금인간의 땅, 카자흐스탄'은 카자흐스탄 유물 450여 점을 한국에서 선보인다.
박물관이 2009년 개최한 '동서 문명의 십자로-우즈베키스탄의 고대 문화'에 이어 9년 만에 마련한 서투르키스탄 지역 전시다.
26일 박물관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중앙아시아 유물과 유사해 학계에서 관심을 끈 보물 제635호 '경주 계림로 보검'을 조명하는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1973년 경주 대릉원 동쪽으로 길을 낼 때 나온 '계림로 14호묘'에서 출토한 길이 36㎝ 보검은 삼국시대 무덤들에서 발굴한 둥근고리큰칼(環頭大刀)과는 형태와 문양이 확연히 다르다.
카자흐스탄 보로보예 출토 보검을 비롯해 악티스티 고분군·카나타스 고분군·레베돕카 고분군 금제품과도 비슷한 계림로 보검이 대초원 문명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살핀다.
제1부 '대초원 문명, 황금으로 빛나다'는 카자흐스탄 문화체육부가 기획한 순회전이다.
전시 제목이기도 한 이시크 쿠르간(봉토가 있는 고분) 출토 기원전 4세기∼기원전 3세기 '황금인간'과 '산과 표범 모양 장식', '염소 머리 관모 장식', '문자를 새긴 그릇'이 출품됐다.
이어 제2부 '초원, 열린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동서양 문명 교차로이자 다양한 민족의 성쇠가 펼쳐진 대초원에 얽힌 유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유라시아 초원에서 나타난 초기철기시대 문화인 스키토 시베리아 양식 '동물 모양 마구'와 '동물 머리 장식 제단', '세발 달린 솥', '튀르크인 조각상'이 눈길을 끈다.
마지막 제3부 주제는 '유목하는 인간, 노마드'로, 카자흐스탄 민속품과 공예품에 초점을 맞췄다.
전통 카펫 '시르마크', 전통 현악기 '돔브라', 여성용 안장 '아이엘 에르', 혼례용 신부 모자 '사우켈레', 남성 예복 '샤판', 은으로 제작한 장신구인 '셰켈리크'를 공개한다.
전시장을 빠져나가기 전, 에필로그 공간에서는 스탈린 강제이주 정책으로 카자흐스탄에 정착한 고려인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전시는 내년 2월 24일까지. 내달 4일 개막하는 '대고려, 그 찬란한 도전'과 엮어 관람하면 좋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