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에 간 '학고재'의 새 도전, 英 '피오나 래'로 힙스터에 손짓하다

개관 30주년 맞아 학고재청담 오픈, 영국 여성 작가 '피오나 래'의 최신작 전시

영국의 여성 화가 피오나 래(사진=조은정 기자)
1988년 인사동에서 작은 고미술 전문 화랑으로 시작한 '학고재'는 30년간 성장을 거듭해왔다. 8.90년대 서양 현대미술이 대세일때도 학고재는 고미술을 수집, 발굴하며 미술 생태계에 기여했고, 민중미술을 주로 선보이며 특유의 색깔을 유지했다.

학고재가 개관 30주년을 맞아 강남구 청담동에 '학고재청담'을 오픈하며 외연 확장에 나선다. 최근에 갤러리들이 강남을 떠나 한남동으로 이동할 때 학고재는 청담 고급 빌라촌 한 가운데를 택했다. 청담점을 통해 국내외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소통하려 하고 있다.

첫 전시는 영국의 유명 여성 화가인 '피오나 래'의 최신작들이 선택됐다. 세계적인 인지도에 비해 아시아를 거의 찾지 않았던 탓에 99년 일본 개인전 이후 아시아에서 두번째, 한국에서 최초의 개인전이라 의미가 깊다.

1963년생인 피오나 래는 87년 데미언 허스트가 기획한 전시 <프리즈>에 참가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90년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하면서 활발히 활동했다. 2011년 여성 최초로 영국 왕립 아카데미 대학 회화과 교수로 임용됐고, '화가들의 화가'라고 불릴 만큼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이번 학고재청담 전시로 한국을 처음 방문한 피오나 래는 2016년부터 최근까지 자신의 작품 11점을 소개한다. 지난 30여년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온 피오나 래는 2016년 작가로서의 초심을 다잡고 구상에 집중하기 위해 검정, 화색 등의 무채색으로 드로잉을 시작했다.

이후 조금씩 밝은 색을 도입한 그녀는 마술적, 동화적인 요소를 작품에 끌어들였다. 최신작은 마치 동화속 주인공이 된 듯 환상 나라에서 달콤한 꿈을 꾸는 느낌이 든다.

피오나 래는 "색채를 쓰기 시작하면서 별, 마법의 지팡이 등 환상의 요소들을 녹여냈다. 만화적인 요소들도 회화에 끌어안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디즈니의 동화들과 세익스피어의 작품들을 연계해 아이러니한 제목을 지은 것도 고급 예술과 대중 예술이 섞이는 오늘날의 문화 현상을 표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학고재는 청담점의 첫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 수많은 국내외 아티스트를 검토한 끝에 국내에 전시한 적 없는 피오나 래를 접촉했다.

우찬규 대표의 차남인 우정우 학고재청담 대표는 "학고재가 2008년부터 현대미술을 다루기 시작해 주로 민중미술을 소개해왔는데 앞으로는 국내외 젊은 작가들의 발굴에도 힘쓸 것"이라며 "앞으로도 3,40대 젊은 컬렉터들이 좋아할만한 참신한 작품들을 소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피오나 래의 전시는 학고재청담에서 내년 1월 20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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