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대응, 혁신이냐 내실이냐"…재계 연말인사 키워드는?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재계가 위기 돌파를 위해 어떤 식의 인사를 단행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업 계획 수립이 의미가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한 치 앞을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 속 안정을 택하느냐, 변화와 혁신에 방점을 찍을 것이냐에 따라 조직 개편과 승진 규모가 결정될 전망이다.

◇ 위기 대응위한 '세대교체'와 '인적쇄신'

젊은 총수들이 경영 전면에 나선 그룹에서는 '인적 쇄신'을 핵심 키워드로 한 세대 교체 인사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LG그룹은 이번 주 단행되는 인사에서 변화와 혁신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부진의 늪에 빠진 LG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부문은 실적에 따른 과감한 조직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현대차그룹도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인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업계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지는 만큼 매년 12월 마지막 주 진행했던 정기 인사를 앞당길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또 수소전기차,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 부문에 대한 조직 개편이 이뤄질 전망이다.

포스코 역시 내달 인사 태풍을 예고하고 있다. 포스코는 통상 매년 3월쯤 조직 개편과 함께 임원 인사를 발표했지만 올해는 3개월 당긴 연내 마무리를 예고했다. 특히 최정우 포스코 회장 취임 후 사실상 첫 인사인 만큼 조직 재정비 차원에서 주요 계열사를 포함한 큰 폭의 경영진 교체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 새 시장 선점위해 조직, 체계 대폭 개편

통신 3사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조직 개편이다. 내년부터 '5G'로 이동통신 서비스의 세대가 바뀌는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해 조직 체계를 변화하고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KT는 통신사중 가장 먼저 인사를 끝냈다. 조직 재개편을 통해 내년 5G 주도권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조직과 인사도 5G와 신성장동력인 미디어 강화에 중점을 뒀다.

SK텔레콤도 보안,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부문의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가 뒤따를 전망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취임 3년차에 접어들어 상당 수준의 인사 규모가 점쳐지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지난 7월 취임한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본인의 인사 철학을 본격 드러낼 것이란 관측이다. SK텔레콤, KT와 마찬가지로 5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직개편과 인사 이동 가능성이 높다.

◇ 위기 속 안정과 내실

삼성 이재용 부회장 (사진=자료사진)
지난해 인적쇄신을 이룬 삼성전자는 안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이 풀려난 후 이뤄진 지난해 사장단 인사에선 '60대 퇴진' 속에서 7명의 사장이 새로 임명됐다. 올해는 반도체 부문에서 대규모 승진자가 나올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전체 사장단 승진은 작년에 비해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다. 신성장동력인 전장부문과 AI 사업 부문은 확대개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 역시 인사폭이 크진 않을 전망이다. 최태원 회장이 최근 50대 기수를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에 전면 배치했기 때문이다. 대신 반도체 부문에서 대규모 승진 인사가 예고되고 있다.

롯데그룹도 신동빈 회장 복귀 이후 이번 인사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주목된다. 경영 공백기가 있었던 신 회장이 안정을 추구할 것이란 전망 속에서 내년 3월로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사장들은 실적에 따라 일부 교체가 예상되고 있다.

평소 수시 인사 체제인 한화그룹은 지난달 초 주요 계열사 CEO를 교체한 가운데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승진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설지 눈여겨볼 대목이다.

조양호 회장의 검찰 조사 건과 국내 사모펀드 KCGI로부터 한진칼 경영권 공격을 받고 있는 한진그룹은 내부에 굵직한 현안이 많아 조직 개편을 오히려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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