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8시 30분쯤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 신선식품 배송업체 마켓컬리·배달의민족·이스타항공·나이키·블라인드·코인원·업비트·야놀자 등 국내 기업 수십 곳의 사이트가 접속 장애를 겪었다. PC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모두 인터넷 접속이 막혔다. AWS에 클라우드를 의존했던 업체들의 피해가 컸다.
이에 대해 AWS는 "오전 8시 19분부터 9시 43분(태평양 표준시 21일 오후 3시19분∼4시43분) 서울 리전(Region) 데이터센터에서 DNS(도메인네임서버) 설정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AWS는 복수의 데이터센터를 묶어 가용 영역(Availability Zones·AZ)이라 부르고, 복수의 AZ로 리전(Region)을 구성하는데, 이날 장애는 전 세계 19개 리전 중 서울 리전에서만 발생했다.
장애 원인으로 지목된 DNS는 숫자로 된 IP주소(예를 들어 211.234.118.50)를 문자로 된 도메인네임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만약 어떤 웹사이트가 이용하는 DNS의 작동에 문제가 생기면 이용자가 인터넷 주소창에 주소(도메인명)를 입력하더라도 DNS가 이를 연결해 주지 못해 웹사이트에 접속되지 않는다.
이날 장애로 피해를 본 곳은 온라인 유통은 물론 게임, 항공, 암호화폐 거래 사이트까지 주요 산업이 망라됐다. 이들 업체는 약 1시간 동안 웹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접속 장애를 겪어야 했다.
대부분의 서비스는 이날 오전 10시 전후로 복구됐다.
그러나 AWS는 이날 오후 3시 10분쯤에야 두 줄짜리 공식 입장을 내놨다. 국내 업체의 피해에도 사과는 한 마디도 없었다.
AWS는 홍보 대행사를 통해 "서울 리전에서 일부 DNS 서버 설정 오류로 인해, EC2 인스턴스가 84분 동안 DNS 기능을 할 수 없었다. 설정 오류는 해결됐으며 서버는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다"고만 전했다.
점유율 40%대로 세계 1위 클라우드 업체인 AWS는 지난 2016년 국내에 진출했다. 주요 O2O 업체의 모바일 앱이나 벤처·중견기업, 대학, 공공기관 등에서 AWS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일엔 대한항공과 클라우드 서비스 이전 계약을 맺으면서 국내 대기업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처럼 국내에서 빠른 속도로 영토 확장을 하던 AWS는 이번 역대급 '먹통 사고'로 보안이나 안정성 등에서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피해 업체 사이에서는 AWS가 국내 사업을 확대하며 정작 서비스 관리에는 소홀한 게 아니었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업체 관계자는 "AWS는 사고가 발생하자 제대로 연락도 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장애는 100% AWS의 과실이며 고객 불편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대목을 앞두고 맞불 할인 행사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인데, 웹과 모바일 장애로 큰 피해를 보게 생겼다"며 분통을 떠트렸다.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AWS는 올해 3분기 기준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34%로 1위를 달리고 있다. 경쟁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13%), IBM(7%), 구글(6%)과 점유율 격차도 크다.
AWS 매출액은 아마존 총매출액의 10% 정도지만 영업이익은 절반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분기에만 매출 67억달러(한화 약 7조 6000억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