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 1. 공동체를 디자인하다...리빙랩과 자발적 참여 2. '건너유 프로젝트'부터 '빅데이터 판매'까지 3. 세계의 리빙랩들 '사회 변혁'을 꿈꾸다 4. 리빙랩 기반 스마트시티와 도시 재생 5. 지속 가능성과 공공의 역할 |
참여 독려를 위해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사회적 가치를 위한 자발적 참여 등 저마다 특성에 맞는 개념을 정립해 나가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국내에서는 공동체와 함께 정부 등 공공의 역할에 대한 '복잡한(?)' 시각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현실적으로 사업의 첫 단추를 꿰기 위한 예산 확보 대상으로서 중앙 및 지방정부의 역할을 기대하면서도 성급한 성과와 회계 처리에 대한 부담감에 대한 '복잡한' 시선이다.
현지에서 지켜본 유럽 여러 리빙랩들에 비해 우리의 그것들이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지금'의 공공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지난 1월 전주의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진행된 제6차 한국리빙랩 네트워크 포럼 참가자들은 "예산권을 쥐고 있는 일부 공공 기관의 간섭으로 인해 사업이 당초 취지에 어긋나기도 한다"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무작정' 기대는 안 되겠지만, 공공의 예산 지원 등 역할이 강화된 리빙랩은 사회 문제 해결에 대한 고민과 함께 활동가들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대안이기도 하다.
행정안전부와 희망제작소가 공동 주관하는 '2018 국민참여 사회문제해결 프로젝트' 소셜리빙랩에 선정된 20개 사업들은 각각 3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대전에서는 유성구 노은동 주택가 쓰레기 문제와 장애인 이동 편의를 위한 이동형 경사로 설치 사업이 선정됐는데, 정부의 예산 지원은 두 리빙랩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2011년 설립된 유성구 어은동 공유 공간 '벌집'을 바탕으로 창업한 도시재생 스타트업 '윙윙'은 쉐어하우스와 카페, 공간 임대 등으로 수익을 얻고 있지만, 정부 예산의 비중도 적지 않다.
이태호(31) 윙윙 대표는 "의미가 있는 일임에도 지속 가능성이나 먹고 사는 문제 때문에 지역을 떠나거나 다른 일자리를 구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대안적 공동체 혹은 새로운 안전망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 대표의 "공공에 크게 의지하면 자생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는 말도 간과해선 안 되지만, 이어진 "민간의 영역만으로 사업을 유지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 말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대전시가 조직개편을 통해 '공동체지원국'을 신설한 것은 주목받을 만 하다.
행정안전부 등 역시 시민과 학계, 민간과 NGO, 공공 등 5개 부문을 소셜 리빙랩의 주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시민, 주도적 참여와 공동 창안 ▲학계, 전문지식과 제품 및 서비스 개발 자문 ▲민간, 시제품 및 솔루션 개발 ▲NGO, 의제연결과 공동창안 그리고 참여 ▲공공, 인프라 구축과 민관협력 그리고 정책 지원 등의 역할을 강조한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성지은 박사는 "공공 뿐 아니라 리빙랩 자체적으로도 스케일업하고 진화해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최근에는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도 리빙랩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시민과 전문가, 공공과 기업 등의 협업이 리빙랩 안에서 제대로 이뤄질 경우 사회 시스템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빙랩이 만능은 아니다. 하지만 4차 산업시대를 앞두고 개인 혹은 공동체 단위의 주변 문제 해결부터 과학 기술을 접목한 사회 변혁의 수단으로까지 세계 많은 국가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자신의 신혼집을 마을 사랑방으로 개방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청년과 같은 시도와 어은동 골목상권을 되살린 공동체와 같은 집단 지성은 '이미' 많다.
'아직은 아쉽지만'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등 4차 산업 기술을 갖춘 전문가들의 공동체 참여와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들의 관심과 투자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여기에 예산 지원과 자율성 보장 등 공공의 역할이 더해져 시민 참여와 지속 가능성이 보다 더 확보된다면, 어쩌면 대한민국은 그 동안의 '지연된 시간'을 뛰어넘어 4차 산업이라는 '새로운 물결'의 가장 앞자리를 차지하게 될 지도 모른다.
일상 속 살아있는 실험실, 리빙랩(LivingLab)은 선두 자리로 가는 지름길이자 가장 유력한 수단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