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우디는 변함없는 동반자"…미 의회·언론 "배신행위" 맹비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떤 경우든 사우디아라비아는 변함없는 동반자"라고 밝혔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시한 것으로 드러난다 해도 양국 관계가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왕세자는 이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알고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우리는 카슈끄지 살해를 둘러싼 모든 사실을 결코 알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경우든 간에 우리는 사우디와 관계를 맺고 있을 것"이라며 "미국은 사우디의 변함없는 동반자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사우디와의 경제 외교를 통해 무기 계약 1천100억달러(124조2천억원) 등 4천500억달러(약 508조4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받았다면서, 만약 '어리석게도' 계약을 해지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어부지리로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국가의 이익을 추구하고,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나라들과는 강력하게 맞서고 있다. 매우 간단히 말하자면, 그것은 바로 아메리카 퍼스트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기자들을 만나서는 "만약 우리가 사우디와 관계를 단절한다면 기름값이 지붕을 뚫고 치솟을 것"이라며 "사우디가 유가를 낮게 유지하도록 도움을 줘왔다"고 두둔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을 포함한 의회 일각에서는 사우디에 대해 엄중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레이엄 의원은 미국은 국제무대에서 '도덕적인 목소리'를 잃어서는 안 된다면서 "카슈끄지 살해를 모른 척하는 것은 우리의 국가 안보 이익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애덤 시프 민주당 하원의원은 카슈끄지 사건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즉각 사우디에 대한 지원과 무기 판매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미 언론에서도 무함마드 왕세자를 두둔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살해된 언론인에 대한 모욕이자 미국의 가치를 팔아넘긴 배신행위라며 맹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앙정보국(CIA)의 판단을 도외시하고 계속 무함마드 왕세자를 비호하는 것은 미국의 현존 가치를 배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도 트럼프 대통령이 돈과 피를 바꾸는 괴기한 거래를 통해 미국의 도덕적 위상을 희생했다면서 '도덕적 관념이 없는 멍청이'라고 개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의 가치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면서 역대 어느 대통령도 공개적인 성명에서 가치와 원칙을 준수하는 미국을 외면한 적은 없었다고 통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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