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20일 아내 배지현 아나운서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 선발 등판과 퀄리파잉 오퍼 수락에 따른 연봉 1790만 달러(약 203억 원) 등 선물을 안고 왔다.
올해 류현진은 정규리그 15경기 7승 3패 평균자책점(ERA) 1.97의 성적을 냈다. 5월 3일 애리조나전 도중 사타구니 근육 부상으로 3개월여를 쉰 게 아쉽지만 그래도 8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 중 ERA 4위에 오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류현진은 입국 기자회견에서 "일단 지난해 가지 못한 WS 무대를 밟아서 좋았다"면서 "부상 빼고는 다 좋았던 것 같다"고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지난해 류현진은 24경기 5승9패 1세이브 ERA 3.77로 살짝 아쉬운 시즌이었다.
특히 팀이 지구 우승을 다투던 후반기 맹활약했다. 부상 복귀 후 9번 선발 등판에서 류현진은 4승 3패 ERA 1.88로 선발진을 지켰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묵직한 구위를 뽐냈다. 류현진은 애틀랜타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1차전에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밀어내고 선발 등판, 7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큰 경기, 특히 홈에서 강했던 점은 류현진의 계약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6년 계약이 끝난 류현진은 다저스에서 퀄리파잉 오퍼를 받았다. 원 소속구단이 FA(자유계약선수) 유출을 막기 위해 1년 계약을 제안하는 제도로 리그 고액 연봉자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을 제시한다.
올해 100명이 넘는 FA 중 7명만 퀄리파잉 오퍼를 받았다. 브라이스 하퍼와 댈러스 카이클 등 톱스타들이다. 류현진도 리그 수준급 선발임을 입증한 것. 이들 중 류현진만 퀄리파잉 오퍼를 받았다.
물론 몸값이 2013년 6년 3600만 달러에 비해 세 배 정도 뛰기도 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1년을 다저스에서 더 뛰면서 가치를 더욱 높이겠다는 전략적 선택을 했다.
류현진은 "에이전트와 많이 얘기하면서 돌아가는 시장 상황도 봤다"면서 "일단 몸이 괜찮다고 생각하면 내년이 더 좋은 기회일 수 있어서 결정을 빨리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몸 상태도 그렇고 모든 면에 자신 있어서 1년 계약에 도전했다"면서 "내년이 되면 지위가 더 생길 것 같아 받아들였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내년 FA 재수를 노리는 류현진은 국내에서 일단 달콤한 휴식을 취한다. 류현진은 "한국에서는 조금 쉬면서 다시 운동 시작하고, 내년에 제발 안 아플 수 있도록 겨울 준비를 잘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