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에 부는 '독립' 바람…양안 관계는 '풍전등화'

타이완 정부, 지방선거에 中 개입 의혹 제기
금마장 영화제 '독립 발언'에 "中정부, 참가 금지 지시"

(포토그래픽=노컷뉴스)
최근 타이완(臺灣)에서 독립과 관련된 움직임이 빈번해지면서 ‘하나의 중국’을 외치는 중국과 갈등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수상자로부터 ‘타이완 독립’ 소감이 나온 금마장(金馬奬) 영화제에 중국 배우들의 참여금지를 지시했고, 타이완 정부는 24일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국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해 양안(兩岸)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 中, ‘타이완 독립’ 발언 금마장 영화제에 중국 영화계 인사 참여 금지 지시

홍콩 빈과일보(蘋果日報)는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중선부)가 중국 영화국을 통해 내년부터 자국 영화사들의 금마장 참가 신청 금지를 지시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지난 16일 타이베이(台北)에서 개최된 제55회 금마장(金馬奬) 영화제는 다큐멘터리 작품상을 수상한 푸위(傅楡) 감독이 수상소감으로 "우리나라(타이완)가 국제 사회에서 하나의 개체로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소원한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푸 감독이 타이완 독립을 열망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이어진 시상식에서 친(親)중 영화인들은 즉각 불편한 반응을 나타냈으며 심사위원단 위원장인 중국 배우 공리(鞏俐)는 작품상 시상을 거절하기도 했다.

타이완 빈과일보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타이완 연예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타이완 연예인의 정치적 성향 조사에 들어갔으며 중국 제작진도 타이완인의 기용을 꺼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영화사들은 빈과일보가 보도한 중선부의 지시를 들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마장 집행위원회도 “내년 금마장 참가 신청은 내년 6월부터 받는다”며 직접적인 답변은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타이완 여당 민진당 “24일 지방선거에 中 개입” VS 中“날조” 반박

24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타이완 정부와 집권 여당인 민진당이 중국 정부가 인터넷 등을 통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며 여당 후보 지지를 호소하자 중국 정부가 완전한 “날조”라며 강하게 반발해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타이완 여당인 민진당은 중국 측이 인터넷에 선동적이고 악의적인 허위정보를 유포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선거용 선전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일본의 아사히(朝日)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미국의 대(對)타이완 대사 역할을 하는 미국타이완협회(AIT)의 제임스 모리아티 회장도 이달타이완 언론에 "(중국과 타이완은) 같은 언어를 쓰고 있어 타이완은 가짜뉴스의 위험성이 가장 높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같은 주장이 제기되자 중국은 타이완 정책 국무원 타이완사무판공실 대변인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타이완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민진당은 (중국에 대한) 적의를 선동해 선거에서 이익을 보려 하고 있다"며 "완전한 날조"라고 반박했다.

◇ 타이완 올림픽위 “올림픽 출전 무산될 수도”…‘타이완’ 명칭 사용 반대 호소

타이완 올림픽위원회가 24일 타이완 지방선거와 함께 2020년 도쿄 올림픽 때부터 대회 참가 명칭을 ‘타이완(Taiwan)’으로 바꾸자는 국민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져 달라고 호소해 주목받고 있다.

타이완 연합보는 타이완의 ‘중화 올림픽위원회(차이니스 타이베이 올림픽위원회)’가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 무산을 이유로 ‘감정적 투표’를 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을 유권자들에게 했다고 20일 보도했다.

타이완은 오는 24일 지방선거와 함께 올림픽 출전 명칭을 변경하는 내용의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타이완은 지금까지 국제 스포츠 행사에 ‘차이니스 타이베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왔지만 2020년 도쿄 올림픽부터 ‘타이완’을 사용하자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국민투표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리게 됐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1981년 합의에 의해 ‘차이니스 타이베이’라는 명칭을 사용해온 타이완이 명칭을 바꿀 경우 올림픽에 참가할 수 없는 것은 물론 타이완 올림픽위원회의 운영까지 정지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년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한 일부 선수들은 24일 국민투표일에 거리로 나가 유권자들에게 반대표를 던져달라고 직접 호소할 예정이다.

타이완의 국민투표는 1천900만명의 유권자 중 25%가 찬성하면 통과된다. 하지만 국민투표를 통과하더라도 최종적으로 명칭을 변경할지 여부는 타이완 국회에 해당하는 입법원에서 결정하도록 돼있어 명칭 변경 여부는 상당시간 진통을 겪을 수 밖에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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