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촬영 준비에 너무 바빠서 이야기 할 시간이나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장동윤 씨를 처음 만났을 때는 되게 정직하고 듬직한 느낌이 들었던 게 기억나네요. 중국어 대사도 잘 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요. 촬영 들어가서는 제가 선배이니 혹시 방해가 될까봐 굳이 말을 시키지 않았어요. 둘 다 거의 매일 우울하게 방에서 감정 잡는다고 있었던 걸로 기억나요. 어차피 영화에서 서먹한 관계라 괜찮았죠. (웃음) 얼마 전에 동영상 인터뷰를 찍었는데 그 때 웃는 걸 처음 봤어요. 선배하고는 오히려 잘 친해지는데 후배니까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몰라서 괜히 더 존대하고 그래요. 이종석 씨도 제 팬이라고 옛날에 이야기를 했다는데 주변에 그런 이야기는 뻘쭘하니까 하지 말라고 했어요. 요즘에도 그렇다고 하면 제가 실망하지 않게 더 열심히 해야겠네요."
모두가 궁금해 하는 남편 원빈의 근황은 어떨까. 원빈 역시 이나영의 공백기처럼 치열하게 작품을 보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중이다. 두 사람은 친구 같은 부부 관계를 유지하면서 배우 부부답게 평소 작품 관련 이야기도 많이 나눈다.
"원빈 씨도 본인이 자신있게 이야기 하고 싶은 작품을 찾고 있는 것 같아요. 본인도 본의 아니게 공백기가 길어지고 있지만 제가 해주고 싶은 말은 이럴 때일 수록 자신있게 할 수 있는 걸 해야 된다는 거예요. 작품 이야기를 가장 많이 나누는 사람이죠. 드라마도 영화도 그렇고 고민되는 지점이나 캐릭터 관련 조언도 많이 구하는 편이고요. 응원도 많이 해줘요. 우리는 친구 같은 관계거든요."
"저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어차피 관객과 대중에게 작품으로 보여지는 거고 그게 아니면 인터뷰죠. 제가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어떤 이미지인지는 잘 모르겠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진중하게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작품이나 그런 주제와 관련해서 이야기하면 항상 힐링이 되는 것 같아요. 스타일은 그냥 편한 스타일이고요. 사람을 만났을 때 생각해가면서 이야기하는 건 좀 싫어하는 편이에요."
사실 그 동안 이나영이 복귀하지 못한 건 다양한 장르 영화의 부재 탓도 컸다. 천편일률적인 장르와 캐릭터들이 한국 영화 시장을 독식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 이나영은 어떤 희망을 보고 있다. 그는 '궁금한 배우'가 되기 위해 계속 자신의 길을 걸어갈 예정이다.
"한국 영화들이 한 동안 그랬던 적도 있지만 상업 영화가 다양해지고 있는 거 같아서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게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최근에 장르적인 다양성이 많이 생겨서 희망적이라고 생각해요. 호흡이 늦더라도 기다려주시면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호아킨 피닉스처럼 이 사람이 이번에는 어떤 역할을 어떤 느낌으로 연기할지 궁금한 배우 말이죠. 전 선택까지가 어렵지 선택만 하면 그것만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앞으로도 한 땀 한 땀 제 갈 길을 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