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기존과 다른 혁신 제품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제조사들이 준비 중인 폴더블폰의 화면 크기는 접었을 때는 갤럭시S4나 아이폰4 등 구형 4인치 스마트폰, 폈을 때는 7인치 소형 태블릿과 유사한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7일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공개한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접었을 때 표면의 커버 디스플레이가 4.6인치, 펼쳤을 때 내부의 메인 디스플레이가 7.3인치다. 삼성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이르면 내년 3월 폴더블폰(가칭 갤럭시F)을 선보일 예정이다.
화웨이도 내년 상반기 5G 통신이 가능한 폴더블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접었을 때와 펼쳤을 때 화면 크기는 각각 5인치, 8인치대로 삼성전자보다 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로욜레가 이달 1일 세계 최초로 출시한 폴더블폰 역시 펼쳤을 때 8인치(7.8인치)에 육박한다. 하지만 접었을 때 화면 크기는 최신 6인치 이상 대화면폰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최근 스마트폰은 6인치를 넘어 7인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달 7.2인치 크기의 메이트20X를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내년 폴더블폰에 앞서 선보일 전략폰 갤럭시S10의 화면 크기는 6.1인치가 유력하다. 하반기 전략폰 갤럭시노트10는 6.6인치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더블폰을 펼치면 이들 제품보다 크기가 커지지만, 접어서 쓸 경우에는 대부분의 기존 스마트폰보다 작다.
문제는 상당수 소비자가 폴더블폰을 접어서 쓰는 시간이 펼쳐서 사용하는 시간보다 많을 것이라는 점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16일 보고서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용 행태로 봤을 때 소비자들이 폴더블폰을 펼쳐서 사용하는 시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봤다. 태블릿은 영상 시청이나 쇼핑 시에만 활용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스마트폰을 쓰는 시간이 많은데 폴더블폰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 점을 토대로 "디스플레이 기술은 우수하나 단말 매력도는 높지 않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폴더블폰은 갤럭시S10에 9∼10인치 태블릿PC를 폴더블 디스플레이 형태로 추가한 단말이지 아이폰4에 7인치 태블릿PC를 추가한 형태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폴더블폰 가격이 200만원이라고 한다면 4인치 스마트폰과 7인치 태블릿을 구매하는 비용보다 100만원 이상 많다"며 "접힌다는 것만으로 소비자의 지불 의향을 끌어내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초기 폴더블폰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따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는 편의성과, 기존 스마트폰과 차별화하는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점은 시장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8일 칼럼에서 "삼성전자가 2011년 갤럭시노트를 처음 내놨을 때 '누가 이런 거대한 폰을 원할 것이냐'는 반응이 있었지만, 현재는 6인치폰이 태블릿 시장을 죽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폴더블폰은 폰 교체 주기를 줄이면서 판매 부진에 빠진 스마트폰 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