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숨진 청년을 향한 안타까움과 '군 당국은 사건·사고만 나면 무조건 감추려 한다'는 불신이 더해져 관련 기사 댓글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 온라인에는 갖가지 소문만 무성하다.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부풀려지는 양상에 군 당국은 "유가족들과 사건 규명을 위한 다양한 확인과정을 거치고 있어 아직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답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16일 오후 5시께 강원도 양구군 동부전선 모 전방사단 GP내 화장실에서 김 일병이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김 일병은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오후 5시 38분께 숨졌다. 김 일병은 GP를 오가며 임무를 수행해왔으며, 이날 야간경계 근무조로 투입된 후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군 당국은 "대공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전후로 북한군 지역에서의 특이활동은 관측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공 혐의점은 없다'는 군 당국의 입장은 18일 현재까지도 변함이 없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자살인지 타살인지 판가름나지 않았는데 대공 혐의점이 없다고 발표한 것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글이 60여개나 18일 현재 올라있다.
청원인들은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려 한다", "검색어 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은폐와 조작 없는 철저한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북한 측 소행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거나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이를 적극적으로 반박하기보다 '유가족이 납득할 수 있는 철저한 진상 규명이 먼저'라며 유가족과 함께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가족의 죽음을 이해하기엔 시간이 걸리기에 확인을 거듭할 방침이다.
유가족들은 사고 현장을 확인하고 부검 결과를 살피며 다양한 사망 가능성을 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우리도 너무 안타깝다. 아니라고 반박하고 싶은 것들이 많지만, 유가족들이 먼저기에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GP 근무에 관해 누리꾼들이 제기하는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GP는 국가안보의 최전선이다"라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GP(Guard Post·감시초소)는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MDL)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각각 2㎞씩 구간에 설정된 비무장지대(DMZ) 안에 있는 마치 성처럼 보이는 초소다.
남방한계선 철책선에서 경계근무를 하는 GOP(일반전초)보다 북한에 가까운, 고도로 훈련된 장병들이 생명을 걸고 수색정찰과 감시를 하는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최전방이다.
'국가안보의 최전선'이라고 말할 만큼 항상 총기와 탄약을 가까이 두고 경계근무를 서는 곳이다.
군 관계자는 "사고에 대해 한 점의 의혹도 없이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