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금괴 제작해 50억원 가로챈 '간 큰' 대출업체

폴라리스 펀딩 전 대표·허위차주 등 5명 징역 4년
법원 "P2P 대출 가장한 신종 사기, 사회적 폐해 심각"

가짜 금괴를 제작해 담보로 내세우는 등 투자자를 속여 투자금 50억 원을 가로챈 P2P 대출업체(개인 간 대출 중개 회사) 운영자 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심형섭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폴라리스 펀딩 전 대표 권 모(26)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권씨와 범행을 공모한 허위 차주(돈을 빌려 쓰는 사람) 최 모(26) 씨 등 4명에게도 각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사기 방조 혐의로 기소된 폴라리스 펀딩의 명의상 대표 김 모(38) 씨에게는 징역 1년이 선고됐다.

권씨 등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해 6월 말까지 P2P 대출업체를 운영하며 허위 투자상품을 만들어 투자자 427명으로부터 50억 1천여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P2P 대출이란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으로 투자금을 모아 대출이 필요한 이에게 빌려주는 서비스를 뜻한다.

한때 금융과 IT가 접목된 핀테크 산업으로 주목받았으나 사기·횡령 범죄가 잇따르며 논란이 일고 있다.

권씨 일당은 특히 금괴를 담보로 한 안정성과 높은 수익률을 내세워 투자자를 현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차주로부터 40억 원의 대출을 의뢰받았다. 1㎏ 골드바(금괴) 123개를 담보로 받아 금고에 보관 중"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또 2개월 운용 뒤 투자금의 20% 수익을 보장하고, 투자 즉시 5∼9%의 보상금을 지급한다며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꾀었다.

하지만 담보로 보관 중인 금괴는 가짜였다. 허위 차주를 내세워 자금을 끌어모았을 뿐 실제 대출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권씨 등은 신규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돈을 먼저 투자한 이들 일부에게 수익금으로 주는 이른바 '돌려막기' 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투자금을 유흥비로 탕진하고 고급 외제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누린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P2P 대출을 가장해 불특정 다수의 선량한 투자자를 속여 투자금을 가로채고 액수도 50억원이 넘는 등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P2P 대출을 가장한 신종 사기 범행으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심각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하위 역할 분담자에 대해서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한 피해자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과 상실감이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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