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접경지에 위안소 흔적…북측 위안부도 기억해야"

"공개 증언한 피해자들은 모두 사망"
정의연, 北 위안부 단체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 위해 연대해 와

일본군이 북한 최북단 지역에 집중적으로 위안소를 지었다는 조사가 발표됐다.

16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창립 28주년을 맞아 연 심포지엄에서는 북한 지역에 남아있는 일본군 위안소와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이 공개됐다.


위안소가 모여있던 함경북도는 일본군 국경수비대가 있던 지역이다.

위안부 문제를 연구해 온 재일교포 김영씨는 지난 6월 방북해 북한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단체인 '조선일본군성노예 및 강제연행피해자문제대책위원회(조대위)'와 함경북도 경흥의 위안소 터를 조사한 내용을 이번 심포지엄에서 발표했다.

함경북도 경흥은 북한에서 두번째로 위치가 확인된 일본군 위안소로, 일본군 국경수비대가 주둔했던 곳 중 하나다.

김씨는 함경북도 방진 위안소에 대해서도 "공식자료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방진 위안소의 지붕과 복도는 일본식으로 지어져 위안소가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에선 위안소와 위안부를 직접 봤다는 북한 주민들의 증언도 공개됐다.

경흥에서 태어난 김영숙씨는 13살이던 1938년 "위안소 근처에서 아이들도 놀지 못하게 했다"며 "17살, 18살 정도 되는 여자들이 있었고, 위안소 안은 칸으로 나뉘어져 칸마다 사진이 붙어있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방북해 현재 병원으로 쓰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한 방진 위안소의 구조와 일치하는 증언이다.

또 현재까지 북측에 신고한 위안부 피해자는 219명, 공개적으로 증언한 피해자는 52명으로 파악됐다.

북한 조대위에 따르면, 공개증언에 나선 피해자는 모두 사망했다고 한다.

김씨는 "일본군이 도망가는 위안부를 잡아 목을 자른 뒤 그걸 끓여 먹게 했다는 끔찍한 증언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북측 할머니들에겐 아픔을 공감받은 기억이 없다"며 "북측에도 이런 할머님들이 계셨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이사장은 "28년 동안 남북한 연대는 어떤 정치적 긴장과 위협적인 상황이 오가더라도 인도주의적 문제에서 해결하려고 해왔다"며 "일본 정부의 범죄 인정과 공식 사죄, 법적 배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남북의 연대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 의미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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