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드렁큰 타이거·타이거JK (가수)
('난 널 원해') 여러분, 이 노래 익숙하시죠? 바로 한국 힙합 1세대 드렁큰 타이거의 히트곡 '난 널 원해'입니다. 최근에 데뷔 20주년을 기념해서 정규 10집 앨범을 발표했는데 이 앨범이 드렁큰 타이거라는 이름으로 내는 마지막 앨범이라고 합니다. 왜 드렁큰 타이거의 마지막 앨범일까요? 오늘 화제 인터뷰 타이거JK씨 직접 만나보죠. 타이거JK씨, 안녕하세요?
◆ 타이거JK>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래퍼 모시면 어떻게 What's up? 이렇게 인사해야 돼요? 어떻게 해야 돼요?
◆ 타이거JK> 그냥 편하신 대로요. 다 좋아요. YO~! (웃음)
◇ 김현정> Yo! man~ 막 이래야 되는 겁니까? (웃음) 어색한데. 사실은 시사 프로그램에 타이거JK씨 나오는 일이 흔한 일이 아니죠?
◆ 타이거JK> 네, 저도 처음이에요.
◇ 김현정> 그러면 저도 떨리고 타이거JK도 떨리고 우리 둘 다 떨리는 겁니까, 지금?
◆ 타이거JK> 영광입니다.
◇ 김현정> 저도 영광이고요. (웃음) 그런데 마지막 앨범이라고요, 이게? 무슨 말입니까?
◇ 김현정> 그런 의미. 드렁큰타이거로서는 이것이 마지막이다?
◆ 타이거JK> 네.
◇ 김현정> 왜 드렁큰 타이거를 이제는 접어야겠다 생각하신 거예요?
◆ 타이거JK> 시대 흐름과 이런 많은 게 디지털 시대로 변하고 이제는 싱글 문화가 접어들었잖아요. 그래서 저처럼 한 곡, 한 곡 못 내는 사람들은 이상한 공간에 갇혀 있거든요.
◇ 김현정> 예전처럼 앨범에 열 곡을 아주 정성스레 담아서 1집 앨범, 2집 앨범 내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은 사실은 지금처럼 한 곡 나오면 디지털로만, 음원으로만 딱 내는 이런 세상이 낯설다?
◆ 타이거JK> 네. 그런 것을 비난하거나 그런 건 아니고요. 그런데 싱글을 몇 번 내봤는데 하루 이틀에 차트 밖으로 나가버리면 음악 생명이 끝난 걸로 이렇게 치부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럴 수 있죠. 지금의 풍토라는 게.
◆ 타이거JK> 그리고 예전 팬들이랑 지금 팬들한테 뭔가 이벤트를 열고 싶었어요. 그래서 마지막이라는 약간 신호탄을 내걸고 저한테 도전을 해야 되겠다라는 의미에서.
◇ 김현정> 마지막 앨범이지만 이게 또 사실은 새로운 시작이 되는 앨범인 거네요.
◆ 타이거JK> 네, 저한테는, 타이거JK로서는 새로운 시작이라서 굉장히 설레고요. 이제 드렁큰 타이거로는 마지막 앨범입니다.
◇ 김현정> 그 마지막 앨범 들여다보니까요. 여러 후배들, 동료들하고 함께하셨어요. 김종국 씨, 은지원 씨, 데프콘, 하하, 거기에다가 방탄소년단의 RM도 있네요?
◆ 타이거JK> 네.
◇ 김현정> 어떤 인연들입니까?
◆ 타이거JK> 언제든지 든든하고 언제든지 전화할 수 있는 친구들과 함께했어요.
◇ 김현정> 그 아내이자 정말 내로라하는 힙합 가수 윤미래 씨. 윤미래 씨도 참여하셨죠?
◆ 타이거JK> 이번 앨범에 멜로디 라인 같은 것을 전체로 큐레이팅 해 줬고요. 디렉터로서 진짜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개인적으로 팬이거든요.
◇ 김현정> 나는 내 아내의 팬이다? 그러면 이런 질문이 이게 어차피 팬이라고 하셨으니까 제가 그냥 질문드립니다마는 힙합퍼로서 윤미래, 타이거JK. 누가 더 한 수 위입니까?
◆ 타이거JK> 와, 이건 너무 쉬운 질문이에요. 미래가 한 수 위입니다.
◇ 김현정> 진짜요? 왜요?
◆ 타이거JK> 저는 노력형이고요. 미래는 타고났어요. 이걸 하려고 태어났습니다.
◇ 김현정> 노력파와 천재.
◆ 타이거JK> 네.
◇ 김현정> 윤미래 씨는 뭐라고 그래요, 이런 질문 들어오면?
◆ 타이거JK> 미래는 이런 질문 되게 힘들어해요. 자기가 잘하는지 아니까. (웃음)
◇ 김현정> 노코멘트, 윤미래 씨는? (웃음)
◆ 타이거JK> 네. 거짓말을 잘 못 하거든요. (웃음)
◇ 김현정> 거짓말. 사실은 되게 조심스럽게 제가 질문드렸는데 뭐 시원하게 그냥 '우리 아내가 최고다.' 우리 타이거JK는 지금 겸손입니다. 굉장히 두 분 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색채를 가진 이런 개성 있는 가수들인데요.
◆ 타이거JK> 감사합니다.
◇ 김현정> 아들 조던이 몇 살입니까, 이제?
◆ 타이거JK> 10살 됐어요, 벌써요.
◇ 김현정> 혹시라도 조단이 결국은 두 분의 피를 이어받았기 때문에 노래를, 힙합을 잘할 수밖에 없는데 나중에 '나 힙합 하겠어요.' 하면 시키실 겁니까?
◆ 타이거JK> 뭔가 저희들이 겪고 아는 게 많으니까 잔소리가 끊임이 없을 것 같아서요. 오히려 조단이한테는 되게 힘든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 김현정> 굳이 권하지는 않겠다?
◆ 타이거JK> 네. (웃음)
◆ 타이거JK> 저는 뭐 얼마큼 잘하고 있고 얼마큼 잘되고 있는지를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아니, 드렁큰타이거는 사실은 데뷔하자마자 잘됐던 거 아니에요?
◆ 타이거JK> 아니요. 그때 생각해 보면 힙합 음악이라고 하면 많이들 이해를 못 해 주셨고 그때는 진짜 망한 가수.
◇ 김현정> 그렇군요. 그때만 해도 힙합이 노래야? 저게 지금 노래하는 거야? 이럴 때잖아요.
◆ 타이거JK> 네. 노래 부분이 없다고 해서 곡이 금지받고 그럴 때니까요.
◇ 김현정> 아, '멜로디 라인이 없이 뭐 하는 거야? 이게 지금 방송에 틀 수 있는 노래야?' 이럴 때가 있었다고요?
◆ 타이거JK> 멜로디 라인이 없어서 이건 분명히 녹음이 잘못된 거일 거다 해서... (금지곡이 됐던 적 있습니다.)
◇ 김현정> 진짜 격세지감이네요. 그게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닌 거예요.
◆ 타이거JK> 그것뿐 아니라 '노래를 하면서 왜 자꾸 손짓을 하냐, 건방지게.' 매사 계속 혼나는 일이었어요, 지적당하고.
◇ 김현정> 그 손짓 아시죠, 여러분? 힙합퍼들이 이렇게 예~ 요~ 할 때 하는 그 손, 손짓. (웃음) 그런데 요즘 왜 그런데 이렇게 젊은층이 힙합에 열광한다고 생각하세요? 지금 젊은층이 정말 가수 한다 하면 대부분 다 힙합 얘기할 정도인데.
◆ 타이거JK> 감히 그 사람들의 생각을 말할 수는 없지만 제가 힙합에 빠지게 된 이유는 뭔가를 표현하고 싶을 때 가장 쉽고 멋진 도구였거든요. 우리들이 말하는 이런 은어와 말투와 우리가 겪는 거에 대해서 음악이 만들어지고 그걸 굳이 음악 공부를 못하고 악기를 다루지 못하더라도 이게 음악으로 되고 사람들이 이거에 열광할 수 있다는 거에 저는 충격이었죠. 청소년들은 뭔가 자기를 알리고 싶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타이거JK> 표현하고 싶고.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요즘 힙합 보면 가사에 욕설도 너무 많고 돈 자랑하는 가사도 사실은 굉장히 많고. 좀 누군가를 비하하거나 혐오하는 것도 많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타이거JK> 살아가는 데 있어서 좋은 것이 있는 만큼 나쁜 것도 있고 이런 게 모든 게 공존하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타이거JK> 특히 힙합 문화에서는 랩이란 그 뭔가를 표현을 하는 수단이기 때문에요. 일부이긴 하지만 그런 거를 지금 표현해서 뭔가를 표출하고 싶은 사람이 뭔가 해소가 된다면 젊은이들한테 나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이게 미디어에서 그런 쪽으로만 부각을 해 주니까 그게 전부인 것처럼 한쪽으로 지금 쏠려가는 거는 걱정되기는 하죠.
◇ 김현정> 힙합 하면 뭔가 욕을 해야 될 것 같고 누구를 저주해야 될 것 같고 죽음을 얘기해야 될 것 같고 사실은 그거는 아주 힙합의 여러 가지 이야기 중에 그냥 조그마한 일부일 뿐인데. 그렇게 해야 마치 힙합이고 그렇게 해야 멋진 힙합인 것처럼 이렇게 되는 건 이게 좀 위험한게 아닌가.. 이런 말씀이시죠?
◆ 타이거JK> 표현에 있어서 다양성은 중요하지만 지금 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위험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아이들은 그게 다인 줄 알고 따라가게 되니까 안타깝기는 해요.
◇ 김현정> 맞아요. 저도 그런 생각 들어요.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힙합은 무엇이다, 힙합은 OO이다. 뭡니까?
◆ 타이거JK> 힙합은 사는 방법.
◇ 김현정> 여기서 사는 방법이라하면.. 그러니까 나를 살리는 방법? 무슨 의미예요?
◆ 타이거JK> 그럴 수도 있고요. 힙합이란 놀이 문화가 잘돼 있지 않은 그런 빈민가에서 무에서 유를 만드는 그런 문화였거든요. 그리고 뭐 비싼 브랜드 옷을 입어야지만 인정해 주는 시절에 빈민가에는 그런 거를 할 수 없으니까요. 지금 유행하는 이런 스포츠 브랜드라든지 이런 옷들을 그 사람들이 거리에서 스트리트 패션이라고 지금 유행하는 것처럼 모자를 삐뚤어 쓴다든지 어떻게든 독특하고 멋지게 보이려고 없는 거에서 있는 거를 만들었던 그런, 그런 문화였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되게 멋진 문화예요. 이 문화 안에 많은 요소 중에 하나가 랩인데 힙합은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 김현정> 정말 멋집니다. 사는 방법.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추리닝이라고 하는 거. 후줄근한 트레이닝복 이런 거 입고 하는 게 지금은 멋스럽다고 하는데 이게 사실은 빈민가에서 그 옷밖에 없어서 그걸 가지고 어떻게든 멋내보려고 하니까 이렇게도 입어보고 저렇게도 입어보고 모자도 비뚤게 써보고 이런 거 거군요.
◆ 타이거JK> 맞습니다.
◇ 김현정> 사는 방법. 그래서 그런지 드렁큰타이거 타이거JK의 그 곡들을 보면 여러분, 인생이 담겨 있어요. 힙합에 인생이, 철학이 담겨 있는데 아까 그러셨어요. '드렁큰타이거로는 이게 마지막 앨범이지만 타이거JK로서는 새 시작의 신호탄이다.' 뭘 시작하실 거예요?
◆ 타이거JK> 제가 진짜 좋아하는 또 새로 발견하는 이런 음악들을 계속하고 싶고요. 우선 공연에 더 몰두하고 싶고요. 그리고 이제는 아빠로서도,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도 열심히 하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되게 많습니다.
◇ 김현정> 멋집니다. 타이거JK 멋집니다. 이제 그러면 드렁큰 타이거의 타이거JK라고 소개되는 건 사실은 이제 마지막이 되는 거잖아요?
◆ 타이거JK> 네.
◆ 타이거JK> 계속해라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 김현정> 계속해라? 아니, 고생했다 한마디 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웃음) '20년 동안 그 불모지, 힙합 불모지에서 고생했다, 드렁큰타이거!'
◆ 타이거JK> 아니요, 아니요. (웃음) 저는 진짜 그런 거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20년이라는 것도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우연히 어떻게 앨범을 내다 보니까 20주년이래요. 저는 이제는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일 외에는 제 앨범이 20주년이 됐다는 건 중요치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 김현정> 숫자는 이제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념일, 생일이 더 중요하다? 멋있어요, 멋있어요. 타이거JK씨, 이 마지막 앨범 축하드리고.
◆ 타이거JK>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생하셨다는 이야기는 제가 전하겠습니다. (웃음)
◆ 타이거JK> 열심히 하겠습니다.
◇ 김현정> 힙합 용어 중에 리스펙이라는 게 있잖아요, 리스펙! (respect)
◆ 타이거JK> 리스펙 respect
◇ 김현정> 이건 서로 존중한다. 이런 표시인 거죠?
◆ 타이거JK> 맞습니다, 존중.
◇ 김현정> 저 그러면 힙합 잘 모르지만 오늘은 힙합 스타일로 인사를 나눠볼까요, 우리가?어떻게 해야 돼요?
◆ 타이거JK> 평화, 사랑 그리고 리스펙. peace love and respect
◇ 김현정> 좋습니다. 타이거JK씨, peace love and respect 고맙습니다. 타이거JK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