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택시운송가맹사업 제도를 이용한 펫택시, 노인복지 택시, 여성 전용 예약제 택시, 심부름 택시 등 새로운 택시 서비스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택시운송가맹사업은 사업자가 운송가맹점에 가입한 법인·개인택시를 통해 택시요금을 추가로 받으면서 펫택시 같은 부가서비스를 할 수 있는 제도다. 법인·개인택시 면허를 기준으로 4000대 이상이 모이면 이들이 가맹점에 가입해 영업하는 방식의 서비스다.
법 개정으로 2009년 11월 도입됐지만 10년 가까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서울 법인택시들이 연합해 택시운송가맹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4500대 이상이 모일 경우 구체적 사업 계획 등을 심사해 허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요금의 경우 고급택시처럼 신고제로 하되 지나치게 높은 가격은 받지 못하도록 서울시에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9, 제네시스급 고급 차량을 사용하는 고급택시의 기본요금은 5000∼8000원가량이다.
그간 펫택시 등은 택시면허가 있는 영업용 차량이 아닌 일반 차량으로 운영돼 불법이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택시업계는 자가용으로 대가를 받고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불법이라고 주장했으나 반려인구 1000만 시대에 펫택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병원에 갈 때 택시기사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승차거부를 당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펫택시의 기본요금은 8000∼1만2000원으로 택시요금의 3배 정도지만 이용자 수는 상당했다.
서울시는 택시운송가맹사업 제도를 활용해 기존 택시업계가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변화를 준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기존 택시업계를 혁신하려는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는다면 서울시도 결국 카카오 카풀 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점차 허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울시는 심야 승차난이 심한 매주 금요일에 택시 부제를 정례적으로 해제해 택시 공급을 확대하고, 심야 공급을 확대했는데도 승차거부가 근절되지 않으면 올빼미 버스 등 대체 교통수단을 적극 도입하겠다며 ‘채찍’을 든 상태다. 택시 기본요금을 3800원으로, 심야할증 기본요금은 5400원으로 인상하는 ‘당근’을 내민 뒤다.
택시업계의 한 관계자는 “승차거부, 불친절, 바가지요금 등 기존 택시 서비스에 대한 시민 불만이 극에 달한 지금이 바로 티핑 포인트”라며 “시민 불만이 한계에 다다르면 기존 택시업계가 자리를 지키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택시 단체들은 이달 22일 국회 앞에서 카풀 앱 서비스 금지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