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진호 제보자 "내가 내부고발 나선 이유는"

양진호, 앞에선 불법영상물 근절 외치고 뒤로 업로드
자체조사에선 뮤레카 불법필터링 정황 없어
피해자들에게 깊이 사과, 책임 통감해
자체 노력 한계 느껴, 외부의 힘 빌리기 위해 고발
법적책임 지게 된다면 회피하지 않을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8년 11월 15일 (목)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양진호 사건 제보자

◇ 정관용> 한국미래기술 양진호 회장, 불법음란물 업로드 업체를 직접 운영했다. 그것도 비밀리에 이런 제보까지 나왔죠. 지난 화요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런 내부 고발, 공익 제보를 하신 분, 오늘 연결해 보겠습니다. 신변보호를 위해서 목소리까지 좀 변조하는 점 청취자 분들 양해해 주시기 바라고요. 나와 계시죠?

◆ 양진호 사건 제보자> 안녕하세요.

◇ 정관용> 먼저 그러니까 ‘불법음란물을 대량으로 올리는 그런 업로드 업체를 양 회장이 직접 운영했다’ 맞습니까?

◆ 양진호 사건 제보자> 업로드 업체는 아니고요. 내부직원들 2~3명을 시켜서 업로드 활동을 했던 것으로 그렇게 파악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내부 직원한테 회사 출근해서 그런 불법음란물을 올리도록 시켰다는 이야기예요, 아니면 바깥에 사무실을 차렸다는 얘기예요?

◆ 양진호 사건 제보자> 제가 파악한 바로는 헤비 업로드 조직들이 있는데요. 그 조직의 일부를 관리하기도 했고. 또 부족한 콘텐츠에 대해서는 일부 업로드도 했고. 또 아마 외부에 서버를 두고 거기에서 끌어올리기라는 이런 활동들을 했던 것 같습니다.

◇ 정관용> 불법음란물이 문제가 되고 위디스크나 파일노리 회사 공식적으로는 불법음란물에 대한 공식입장과 조치가 어떤 것들이 취해졌었습니까?


◆ 양진호 사건 제보자> 사실 작년부터 양진호 회장의 지시로 디지털 성범죄 영상에 대해서는 유통시키지 말라고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저희들로서는 당연히 디지털 성범죄 영상에 대해서는 거의 유통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그리고 저희들도 가끔씩 모니터링을 하는데 실제로 많이 사라져서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7월 28일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이후에 저희들이 자체적으로 조사를 해 보니까 어느 시점부터 언제까지 업로드 활동을 했는지는 잘 파악이 되지 않았지만 작년에 한 6개월 정도 업로드 활동을 했었고. 올해 도 업로드 활동을 시도했던 정황들이 발견됐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회사에서 공식적으로는 그런 거 올리지 마라라고 지시하고 그런 것을 걸러서 없애라고 해 놓고 정작 뒤로는 그것들을 많이 올리도록 했다 그 말이네요.

◆ 양진호 사건 제보자> 사실상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뮤레카인가 필터링 업체 있잖아요. 그것도 양 회장이 직접 만든 거 맞습니까?

◆ 양진호 사건 제보자> 2008년도에 양 회장이 인수해서 얼마 전까지 직접 소유하고 또 경영도 있었던 업체입니다.

◇ 정관용> 설립이 아니라 인수. 그걸 직접 인수를 해서 그것을 운영할 때 필터링되지 못하도록 하는 무슨 조치를 했나요? 이런 불법음란물에 대해서?

◆ 양진호 사건 제보자> 뮤레카 필터링 업체를 양 회장이 소유하고 경영한 것은 사실인데 저희가 뮤레카에 대해서 여러 차례 자체 조사를 해 본 결과 뮤레카에서 필터링을 이용해서 악용해서 불법 필터링을 한 정황은 발견 못했습니다.

◇ 정관용> 그건 발견 못 했다. 그리고 이 필터링 업체가 디지털 장의사 업체들 또 연결되어 있고 직접 만들었다 이런 설도 있던데 그것은 어떻게 됩니까?

◆ 양진호 사건 제보자> 실제 필터링 업체는 저작권 보호업무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수적인 업무로 유해 동영상 차단, 이런 서비스도 하고 있는데요. 디지털 장의사 업체를 새로 만든 것은 아니고 최근에 디지털 성범죄 영상이 많이 유포되면서 디지털 장의사 업체들이 많이 생겼거든요. 디지털 장의사 업체들이 피해자들로부터 300만 원에서 1000만 원 정도 수수료를 받고 문제 되는 영상들을 삭제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그리고 디지털 장의사 업체들이 웹하드 업체를 대상으로 영상물 삭제하기 위해서는 결국 뮤레카라는 필터링 업체로 의뢰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뮤레카 입장에서는 비싼 비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고 어차피 뮤레카가 그 업무를 해야 되는데 차라리 서비스를 하나 만들어서 직접 피해자들이 찾아오도록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나를 찾아줘’라는 서비스 페이지를 하나 만들었던 것뿐입니다. 그리고 ‘나를 찾아줘 서비스는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없애는 것뿐만 아니라 악성 댓글 삭제나 법률지원 같은 그런 서비스 차원에서 만든 거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 양진호 사건 제보자> 업체를 새로 만든 건 아닙니다.

회사직원 폭행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 이한형기자

◇ 정관용> 어쨌든 많은 의혹이 있었는데 지금 제보자께서 파악하고 계신 바로는 필터링 업체나 디지털 장의 업체가 전부 조직적으로 공모돼서 불법을 저질렀다까지는 발견한 바는 없다 이 말씀이시네요.


◆ 양진호 사건 제보자> 만약 그런 것이 있었다면 제가 이번에 제보하면서 같이 제보했을 겁니다.

◇ 정관용> 아무튼 거기까지는 발견한 바 없다는 말씀이시고. 다만 양 회장이 겉다르고 속다르게 업로드 업체를 직간접적으로 운영하고 많이 올리고 이것만큼은 확인됐다 이 말씀이고요?

◆ 양진호 사건 제보자>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아까 말씀하셨는데 그 후에 이제 수사에 착수하고 이러니까 양 회장이 직원들을 상대로 조직적으로 회유도 하고 협박도 했다는데 그건 어떻게 했다고 생각을 하세요?

◆ 양진호 사건 제보자> 어쨌든 업로드 조직 활동까지 시켰으니까 만약 그것이 발각되면 사실상 구속을 면키 어려운 상황인 것입니다. 그래서 양진호 회장이 자신의 구속을 면하기 위해서 속칭 바지 사장이라는 대표이사들에게 그리고 또 운영팀이나 이런 것을 총괄하는 임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도록 회유와 협박을 지속했는데요. 예를 들어서 구속이 되면, 이번 사건으로 구속이 되면 3억 원 정도를 지불하겠다. 또 집행유예를 받게 되면 1억 원 정도 지급하겠다. 벌금을 맞게 되면 거기에 2배 정도 되는 금액을 지급하겠다, 이런 식으로 회유를 하기도 했고요. 또는 경찰조사 하루 전날 모 임원에게는 500만 원의 현금을 주면서 허위진술을 유도하는 이런 지시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또 그런 것들이 잘 통하지 않자 내가 구속되면 너희들도 무사하지 못할 거라는 취지로 여러 번 협박성 말들도 많이 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최근에 또 불거지고 있는 의혹 가운데 하나인데 양 회장이 상류층 콤플렉스가 있어서 상류층과 교류하고 싶은 욕구가 많았고 누구 얘기를 얼핏 듣고 대통령 꿈을 꿨다는데 그것도 맞습니까?

◆ 양진호 사건 제보자> 네, 어떤 스님이라고 하는 분이 찾아와서 양 회장에게 사주가 대통령이 될 사주라고 했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양 회장이 이 스님을 극진히 모시고 회사 인사에도 일정 부분 관여하게 하고 여러 번 회사로 데리고 와서 임직원들 관상도 보게 하고 그런 일이 있었고요. 또 이 스님이 전라도나 경상도 일대에 일본군이 철수하면서 놔두고 간 보물이 있다고 해서 실제로 직원 한두 명을 투입해서 거의 1년 동안 그 보물을 찾아나선 적도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직원 폭행, 엽기행각, 직원 사찰, 마약 투약, 비자금 조성. 몇 년 동안 양 회장 곁에 같이 계시면서 이런 사실들 쭉 알고 계셨습니까? 아니면 새롭게 알게 된 일도 있습니까?

◆ 양진호 사건 제보자> 저도 이번에 새로 알게 된 것들이 많고요. 제가 회사에서 감사팀 업무를 하고 또 최근에는 법무팀 업무를 하면서 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것들이 있었는데 양 회장의 엽기적인 행각들에 대해서는 저도 모르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대마초를 직원들과 함께했다거나 마약을 상습적으로 했다거나 이런 것은 제가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 정관용> 일각에서는 그동안 그 회사에 같이 근무했던 사람들, 사장의 폭언이나 폭행 같은 또 엽기적으로 머리 염색 시키고 이런 갑질의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그 회사의 같은 불법을 저지른 사회 전체에 대한 가해자들 아니냐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 점, 어떻게 보세요?

◆ 양진호 사건 제보자> 그런 지적을 하시는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다음에 저도 개인적으로 많이 반성하고 있고요. 다만 내부 직원들 중에서도 디지털 성범죄 영상이나 이런 불법 행위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강하게 느끼고 양 회장에게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고 수차례 건의하고 또 나름대로 여러 차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노력을 해 왔었습니다. 다만 그 노력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이런 사태까지 벌어지게 되고 또 특히 디지털 성범죄 영상 피해자 분들께 많은 고통을 드린 점에 대해서는 저희들도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사과드립니다.

‘양진호 사건’ 공익신고자 A씨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보내용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황진환기자

◇ 정관용> 직원에 대한 사찰 그리고 지난 화요일날은 조금 아까 제가 처음에 질문드린 업로드 업체 운영 관련한 그런 폭로를 지금 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 양진호 사건 제보자> 네.

◇ 정관용> 그런 공익 제보, 내부 고발을 하시게 된 계기는요?

◆ 양진호 사건 제보자> 방금도 말씀드렸다시피 내부에서도 일부 직원들이 디지털 성범죄 영상을 없애기 위해 노력을 2~3 년에 걸쳐서 부단히 해 왔었습니다. 물론 그것들이 일정부분 성과도 있었지만 완전히 근절되지 못했고요. 특히 이번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이후에 저희 자체 조사 결과 업로드 조직까지 운영했었고 또 올해도 운영하려 했다는 사실을 알고 이런 방식으로는 내부의 활동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다라는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외부의 힘을 좀 빌리고 또 세상에 알려서 디지털 성범죄 영상만큼은 꼭 근절되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 정관용> 혹시 내일 양 회장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는데 양 회장 처벌과 이어서 직원들에 대한 형사 처벌로 이어질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제보에 나서신 건 아닌가요?

◆ 양진호 사건 제보자> 만약에 그런 처벌이 두려웠다면 양 회장과 함께 증거를 인멸하고 아마 범죄를 숨겼을 겁니다. 그렇지 않고요. 양 회장이 저지른 모든 범죄에 대해서 책임을 묻고 또 이로 인해서 저와 비롯해서 많은 임직원 분들이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건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 이 말씀이시네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양진호 사건 제보자> 감사합니다.

◇ 정관용> 신변보호를 위해서 목소리 변조한 제보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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