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5시쯤 서울 이화여자외고 앞에서는 4교시 한국사와 탐구영역 시험이 끝나자,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아직 긴장이 덜 풀린 표정을 한 채 하나둘 나오기 시작했다.
밖으로 나오던 도중 교문 근처에서 친구들과 함께 태극기를 펼쳐 보이는 퍼포먼스를 한 손하람양은 "수험생활로부터 해방됐다는 의미로, 우리 모두 수고했다는 의미로 '대한 독립 만세'에 비유해 퍼포먼스를 했다"고 웃었다.
"다이어트도 하고, 평소 입고 싶은 옷이 많았는데 예쁜 블라우스도 사서 입고 싶다"는 손양은 "느끼한 파스타가 먹고 싶다"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이 학교에서 시험을 치른 손채영양도 "평소에 모의고사를 보는 것과 비슷한 분위기였고, 감독도 지나치게 엄격하지 않아서 생각보다 훨씬 분위기가 부드러웠다"고 했다.
"집에 가서 실컷 잠을 자고,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싶다"던 손양은 "공부한 것들을 다 쏟아낸 것 같기는 한데 미련은 조금 남는다"고 덧붙였다.
아침에 배화여고에 다니는 딸 고다영양을 시험장으로 데려다 줬다는 차현정(44)씨는 "지금까지 공부한다고 수고했고 좀더 편안하게 성적이 나오는 대로, 원하는 대로 잘 갔으면 좋겠다"며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딸에게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우리 차례가 되는데, 조금 답답하기도 하면서 '이제 시작이구나'하는 생각도 든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