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조명균 장관은 우리 시간으로 16일 새벽 워싱턴 D.C의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한반도국제포럼 세미나'에서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한미협력 방안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물론 이러한 협력이 본격 추진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함께 취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북한은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전략 노선을 채택하고 그 성과를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대외 개방과 협력이 필수적이며, 핵문제 해결없이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최근 난항을 겪는 북미간 대화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70년간 적대해온 미국과 북한 간에는 상호 신뢰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아직 이르다"며 "서로 간의 입장차이도 크고 상대측 입장에 대한 이해도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 인내심을 갖고 대화를 계속해 나가면서 이해를 높이고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북한 핵문제 협상이 실패했던 전례를 들어 지금의 협상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명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문제제기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지금 북의 비핵화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모처럼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라며 비핵화 협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면서 "지난 주 예정되었던 미북간 고위급 협상이 연기되었지만 빠른 시일 내에 대화 일정이 다시 잡혀서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와 미북 관계개선 논의에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남북관계 진전 상황도 상세히 전달하면서 남북간 협력은 대북 제재의 틀속에서 진행될 것이라며 미국측의 이해를 구했다.
조 장관은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공동조사 준비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운영 등을 거론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는 진전이 없는데, 남북관계만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원래 하나였던 것이 다시 하나가 되려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지금의 상황은 자연스럽게 흘러야 할 강물이 오랫동안 막혔다가 다시 흐르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완전한 비핵화의 목표를 확고하게 견지하고 있고, 남북 간에 진행되는 사업들이 북한 비핵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국제 제재의 틀을 존중하고 준수하는 가운데 미국과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도 "비핵화에 확실한 진전이 있을 때까지 제재는 유지될 것이며, 남북경협은 비핵화 진전 후에 본격 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