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교통안전과는 이날 1만2천여명의 경관을 전국 수능 고사장에 보내 주변 지역 교통을 관리하고 다급한 상황을 맞은 수험생에게 편의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수능 입실 시각을 40분여 앞둔 이 날 아침 7시 30분쯤 서울 노원서 불암지구대에 한 수험생과 그의 어머니가 찾아왔다.
이들은 "손목시계 배터리가 떨어졌다. 시계가 없으면 시험을 보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고 한다.
그러자 지구대에 있던 1년차 신임 김진솔(24) 순경은 자신의 손목에 차고 있던 시계를 선뜻 풀어 건네줬다. 이 시계는 남자친구와 결혼을 약속하며 맞춘 '약혼 시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이날 아침 7시 24분쯤 서울 동부간선도로에서 수험생이 탄 차량에 3중 추돌사고가 났다는 신고를 접수하고서 현장에 출동해 이 수험생을 고사장인 수락고등학교까지 옮겼다.
서초구 사당역사거리에서는 도시락을 집에 두고 왔다는 수험생을, 도봉구 창동고등학교에서는 자신의 시험장이 영신고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수험생을 태워주기도 했다.
경남 양산 웅상고에서는 한 수험생이 신분증을 잃어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집을 직접 찾아가 부모님으로부터 여권을 받아 학교에 전달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를 비롯해 전국에서 빈 순찰차에 수험생을 태워준 사례가 84건, 고사장을 착각한 수험생을 옮겨준 경우가 14건 있었다고 집계했다.
수험표를 찾아준 사례는 5건, 환자 수송 1건, 기타 편의를 제공한 경우도 9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