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6시 시험장인 서울 용산고등학교엔 수험생들보다 일찍 고사장을 찾은 학교별 응원단이 교문 앞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이들은 다소 쌀쌀한 날씨에 손을 외투 주머니 속에 넣고 입김을 불면서도 응원전만 시작되면 학교 이름을 큰 소리로 연신 외쳤다. 준비한 차와 커피 등 따뜻한 음료를 건네던 학부모들은 응원단 뒤에서 학생들을 북돋아 줬다.
동아리 선배들을 응원하러 왔다는 배문고 2학년 이주학(17)군은 "선배들이 여태까지 3년이나 고생하며 수능 준비를 열심히 하는 걸 봤는데 오늘 꼭 좋은 성적을 거둬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응원 속에 시험을 치르게 될 수험생들의 포부와 각오도 남달랐다.
변지후(18)양은 "올해 생각도 많았고 여기까지 오는 길이 험난했지만 오늘 하루 11월 모의고사를 본단 생각으로 맘 편하게 잘 보고 나오겠다"고 웃어 보였다.
김성빈(18)군은 "이과지만 국어가 가장 자신있다. 국어 영역만큼은 1등급을 맞아오겠다"며 "지금까지 나온 점수 중 가장 높은 점수만 골라나올 수 있도록 시험을 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응원전에 나선 각 학교 1·2학년 학생들은 추운 날씨에 핫팩을 손에 쥔 채 북과 꽹과리 등을 치고, 대중가요 등을 개사해 만든 응원가나 교가를 큰 소리로 부르며 응원했다.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오전 5시부터 나왔다는 보성여고 1학년 백재원(17)양은 "뭔가 월드컵 응원하는 기분도 난다"며 "3학년 선배들이 준비하느라 고생도 많이 하고 힘들었을 것 같은데 좋은 결과로 보답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학생들에게 핫팩을 나눠주던 덕성여고 3학년 담임교사인 김기훈(47)씨는 "1·2학년 학생들이 이른 아침부터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잘 준비해서 선배들을 응원해주니 기특하다"며 "수험생들이 쌓아 온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후회 없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하루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의 아침기온이 3~8도, 낮 기온은 13~17도의 분포를 보여 '수능 한파'는 없을 예정이다.
다만 서울·인천 등 중서부 일부 지역에서 이날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을 보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