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아세안 정상들 만나 "내년 한국서 특별회의 개최" 제안

싱가포르서 한·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신남방정책 가속페달
"내년에 정상들 대한민국에 초청…한·아세안 새로운 30년, 함께 시작하고 싶다"
"한·아세안, '식민지 시대 극복' 유사한 역사적 경험" 언급도
순방 기간 중 한·일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전망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다자외교를 위해 싱가포르에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메콩강 유역 국가 정상들이 참여하는 제 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우리나라에서 열자고 14일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선텍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 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내년, 아세안 정상들을 대한민국에 초대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싱가포르를 포함해 베트남·인도네시아·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10개국과의 경제 협력 규모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4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추진 중인 신(新)남방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제안이다.

문 대통령은 "2019년은 아주 뜻깊은 해다. 한·아세안 관계 수립 30주년이다. 한국에게도 아주 중요한 해다. 3·1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라며 "나는 아세안 정상들과 함께 한·아세안의 새로운 30년,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아세안도 한국은 유사한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다. 식민지 시대와 권위주의 체제를 극복하고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며 "아주 각별한 동지애를 느낀다"고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이날 아세안 관련 회의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를 찾는 가운데, '식민지 경험'을 언급하며 아세안 국가들과의 공감대를 넓힌 것이다. 최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이후, 한·일 관계가 냉각기에 접어든 만큼, 이번 순방 기간 중 한·일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차 회의에서 천명한 신남방정책은 아세안과 함께 번영하겠다는 한국의 강력한 의지표명"이라며 "나는 우리의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신남방정책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전략과 과제를 포괄적으로 담은 청사진을 마련했다. 아세안 주재 한국 공관의 인력도 대폭 확충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노력의 결실들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한·아세안 교역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1200억 불에 달한다. 상호 방문자도 17% 증가해 800만 명을 넘었다. 아주 기쁘고 반가운 소식"이라며 그간의 노력과 성과를 설명했다.

그는 "더욱 속도를 내겠다.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교류와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며 "2020년 상호교역액 2000억 불, 상호방문객 1500만 명의 목표를 향해 아세안과 더욱 가깝게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순방에 동행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김현철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신남방정책 대상 국가를 블루오션으로 설정하고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올해 한·아세안 교역액이 중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2020년 대(對) 베트남 수출액이 대 EU 수출액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문 대통령이 어떻게든 내년까지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순방하겠다는 의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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