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엽 "美 삭간몰 가짜뉴스엔 '정치적 의도' 숨어있다"

北미사일 기지가 속임수? "왜곡"
"삭간몰 기지, ICBM과 무관해"
북미협상 반대 목소리, 언론 통해 ↑
아직 단거리 미사일 폐기까진 무리
2차 북미회담 미뤄질 가능성 有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동엽(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북한이 그동안 보고되지 않은 미사일 기지들을 계속 운용하고 있었다.' 이런 주장이 미국에서 나왔죠. 어제 뉴욕타임스가 쓴 기사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기지를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을 게재하면서 '북한이 미국 정부를 기만해 왔다.' 이렇게까지 표현을 했는데요. 한마디로 북한이 앞에서는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뒤로는 미사일 개발을 계속해 왔다는 주장입니다. 이 보도가 나온 후에 미국의 민주당은 '미국 정부가 북한에 놀아나고 있다. 북한의 진정성이 의심된다. 이제 대화 그만해야 된다'라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일단 진위 확인을 해야 될 것 같은데 트럼프 대통령은 밤사이에 트위터에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거는 가짜 뉴스다.' 정말 가짜 뉴스일까요?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또 중간 선거 치른 후에 미국 분위기가 좀 변한 건지 어떤 건지 전문가 연결해 보겠습니다.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 만나보죠. 김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동엽>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일단 뉴욕타임스 보도, '북한이 신고하지 않은 채 운용 중인 미사일 기지가 16곳이나 된다. 큰 속임수를 쓰고 있다. 기만하고 있다.' 이거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김동엽>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뉴스라고 얘기했고 또 어제 우리 청와대 측에서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까? 사실 기사 제목부터가 맞지 않는 거죠. 또 뭐 '거대한 속임수'라고 자극적인 제목을 꼽는다는 점에서도.

◇ 김현정> 제목이 지금 '북한이 큰 속임수(a great deception)를 쓰고 있다.' 라고 썼더라고요.

◆ 김동엽> 거대한 속임수라는 아주 자극적인 제목을 뽑았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상당 부분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CSIS 보고서를 보도한 것이 아닌가라고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지금 두 가지를 구분해서 생각해야 될 텐데 그럼 미사일 기지를 신고하지 않고 16곳 운용하고 있다는 거는 사실입니까? 그건 팩트입니까?

삭간몰 미사일 기지를 찍은 위성사진 (사진= DigitalGlobe, CSIS Beyond Pararell)
◆ 김동엽> 일단은 이 팩트 문제를 조금 더 살펴봐야 될 것 같고요. 지금 현재 이번에 기사에서 사용한 보고서에서 인용하고 있는 사진은 3월 달에 촬영된 사진이라는 점에서 상당 부분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습니다. 이미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전의 사진을 가지고 분석했다는 점에서 현재 북한의 모습이다고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고요.

그렇다고 해서 북한이 최근에도 미사일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마는 그 사진 자체에 시기적인 문제를 지적할 수 있고요. 두 번째는 이 사진을 촬영한 인공위성 자체가 상업용 위성입니다. 그래서 이 상업용 위성으로 (드러난) 여러 가지 미사일 기지를 한미 정부 당국에서는 이미 그것보다 더 정밀한 군사용 위성을 사용해서 보고 있다는 점에서 그것을 비밀스럽게, 북한이 고의적으로 은폐하고 있고 이런 것이 아니라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는 얘기는 기지들이 운용돼도 이게 핵하고 연결됐다든지 큰 지금 비핵화 움직임에 거스를 정도의 어떤 그런 미사일 기지는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얘기인가요?

◆ 김동엽> 특히 이번에 기사에 나온 삭간몰 같은 경우에는 장거리 미사일과는 무관한 단거리 미사일 기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 김현정> 단거리 미사일이요.

◆ 김동엽> 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이번 기사의 제목에서도 '속임수'라고 이야기하는데 이것을 과연 속임수라고 이야기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북한이 아직까지 이러한 모든 미사일 기지를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핵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 지금 얘기하고 있는 거지 아예 우리는 아무 미사일도 가지지 않겠다든지, 완전한 비무장을 얘기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말씀.

◆ 김동엽> 그렇죠. 당연히 그런 이야기고요. 또 핵이라고 하더라도 향후 북한은 단계적, 동시적으로 이행을 하겠다고 했지 않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보면 상응 조치가 있으면 하나씩, 하나씩 나간다는 측면에서 이해를 해야 됩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뉴욕타임스는 왜 이런 기사를 썼으며 이걸 또 받아서 CNN, 워싱턴포스트 역시 다 비슷한 논조의 기사를 썼거든요? 사실 중간 선거 전에도 우리가 걱정했던 게 그거잖아요. 중간 선거 치르기 전에 북미 2차 정상 회담해야지 중간 선거 넘기고 나면 마음이 좀 달라지지 않겠는가, 트럼프가. 조금 북한에 대한 이 문제는 뒤로 미루지 않겠는가, 선거도 치렀으니. 이걸 걱정했었는데 실제로 미국 내 분위기가 좀 그렇게 가고 있는 건 아닌가요?


◆ 김동엽> 사실 중간 선거가 북미 정상 회담이라든가 비핵화에 직접적인 연관성은 저는 크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지금 판이 조금 흔들린 것, 이런 가짜 뉴스들이 나오는 것은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서 상하원이 나눠졌지 않습니까?

◇ 김현정> 나눠졌죠.

◆ 김동엽> 그런 측면에서 미국 내부적으로 북미 협상 반대론자들의 목소리가 뉴스들과 여론 조율과 편승해서 커짐에 따라서 2차 북미정상 회담이 조금 어려워지고 힘들어진 부분이 있지 오히려 트럼프 진영 자체가 이제 선거가 끝났기 때문에 조금 더 연기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 것은 아니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정리하자면, 가짜 뉴스다. 지금 어쨌든 이 보도는 상당히 정치적인 해석을 포함하고 있는 왜곡된 가짜 뉴스다, 라는 말씀이고 왜 그런가 따라가 보면 상원 공화당, 하원 민주당. 이렇게 중간 선거 이후에 진영이 나누어지면서 북한과의 이 비핵화 협상을 곱지 않게 바라보고 있는 진영이 지금 힘을 키워가고 있는 이런 분위기. 이것은 트럼프가 북한과의 대화 지금 미루고 싶어서가 아니라 지금 정가의 분위기가 북한과의 협상 대화 반대하는 진영이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는 이 분위기 때문이다. 이런 해석이신 거군요.

◆ 김동엽>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2차 북미 정상 회담은 어떻게 될 거라고 보세요? 일단은 1월로 지금 미뤄놓은 상황인데.

◆ 김동엽> 지금 현재 폼페이오 국무장관하고 김영철 부위원장의 회담 자체도 연기됐지 않습니까? 북미 정상 회담을 앞두고 고위급 회담이 연기된 것은 미국의 준비 사항 또 여러 가지 준비 조치들이 아직까지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에 연기됐다고 봅니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지금 이번 중간 선거 이후에 미국 내에서의 북미 협상 반대론 난관, 허들을 트럼프 진영에서 어떻게 극복을 하고 북한이 요구하는 어떤 상응 조치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북미 정상 회담의 가능성이 시기가 결정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한 점을 놓고 본다면 아주 빠른 시간에 또 이뤄지기보다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1월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조금 더 늦춰져서 2월까지도 가능성이 있다고 충분히 봅니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사진=백악관)
◇ 김현정> 1월도 사실은 우리가 연내에 안 되네. 이렇게 되면 김정은 위원장 답방은 어떻게 되는 거고 어떻게 진행되는 거야? 사실은 좀 그런 의문들이 들었었는데 지금 분위기는 1월보다도 더 미뤄질 수도 있다. 그 말씀이세요.

◆ 김동엽>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그 말씀 나누는 중에 이런 질문 들어왔어요. 아까 핵미사일 기지 어차피 있는 것들 신고하지 않아도 국제법상 신고하지 않아도 되는 기지들 맞고 단거리 미사일 기지지 핵하고는 무관하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핵하고 완전 무관하다고 볼 수 있는 거냐'이라는 질문 하나 하고요. '단거리 미사일 기지로 위장한 거 아니냐.' 이런 질문인 것 같아요. 또 하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단거리 미사일 기지도 폐기돼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질문들이 두 가지가 들어왔습니다, 교수님.

◆ 김동엽> 방금 말씀드렸듯이 이것이 핵하고 관련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 북한이 모든 탄도 미사일에 핵을 실을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이 단거리 탄도에도 분명히 실을 수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충분한 양의 핵물질. 그러니까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면 그것이 맞는 말이겠지만 북한은 아직 그렇게 충분한 양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60기, 70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북한이 이러한 제한된 양을 단거리 미사일에 쓴다는 것은 조금 무모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차원에서 이런 단거리 미사일을 핵과 너무 연관해서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고요.

또 북한이 심각하게 기만을 했다고 하고 하면서 이런 미사일 기지를 폐기해야 된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북한이 이러한 미사일 기지를 폐기한다고 약속한 적도 없고 또 이러한 것을 폐기할 의무 조항도 아닙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러한 단거리 미사일 기지까지 다 폐기하는 것은, 심정적으로는 분명히 맞습니다. 그런데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하는 것은 어떻게 한편으로 보면 재래식 미사일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것이고요.

즉,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미사일 기지를 다 폐기해'라고 하는 이야기면 이것은 단순한 북미 간의 핵 협상이 되는 게 아니라 남북 간에 군사적인 군축의 개념까지 다 포함이 돼버리는 겁니다. 그러면 어쩌면 우리나라 대한민국에 있는 북한을 위협하고 있는 군사적인 시설까지, 이런 것까지 모두 폐기해야 되는 이런 군축의 문제까지 결부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 김현정> 한마디로 무리한 주장이라는 말씀이시네요.

◆ 김병준> 그렇죠. 무리한 주장이죠.

◇ 김현정> '군인들 총 내려놓고 군복 벗어라, 군인 없애라.' 말하자면 이런 주장으로까지 북한으로는 들릴 수밖에 없는 무리한 주장. 우리로서는 핵하고 연결되는 모든 걸 다 조금이라도 다 내려놨으면 하는 심정은 있겠지만 미국으로서도 그렇고. 하지만 단거리 미사일 기지까지 다 폐기해라, 이건 좀 과한 주장이라는 말씀이세요. 알겠습니다. 어제 일어난 가짜 뉴스와 관련된 해프닝들 정리해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동엽> 감사합니다.

◇ 김현정>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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