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오늘 푸틴과 정상회담…'대북 제재완화' 언급할까

-싱가포르서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네 번째 정상회담
-北 비핵화 촉진제로서의 대북 제재완화 공감대 속 공동 입장표명 여부 주목
-文 대통령, 한·아세안 정상회의도 참석…新남방정책 가속 페달 밟는다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한국 개최 제안 예정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청와대)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에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국 모두 북한 비핵화 진전에 따른 제재 완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관련된 언급이 나올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이 자리에선 양측의 경제협력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이른바 신(新) 남방정책의 성과와 향후 세부 이행 계획도 주도적으로 설명할 방침이다. 이번 아세안 다자외교의 큰 축은 '한반도 평화와 경제 협력'인 셈이다.

오후에 진행되는 한·러 정상회담은 순방 일정 가운데서도 특히나 주목도가 높다. 두 정상이 만나는 건 지난해 7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9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 올해 6월 정상회담에 이어 벌써 네 번째다.

한반도 문제의 주요 관계국인 러시아는 문재인 정부가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북한 비핵화 촉진제로서의 '제재 완화'에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루고 있어, 이와 관련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러시아는 현지시간으로 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 회의에서도 인도주의적 관점의 대북 제재 완화를 우회적으로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적 제재가 북한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상황 개선을 검토하자는 취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달 유럽 순방 기간 중 프랑스 등 주요국가에 방문해 북한의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전제 삼아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거론한 바 있다. 양측 모두 북한이 비핵화 행동에 나서면 미국도 제재 완화를 포함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문제 해결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보는 쪽에 가깝다.


다만, 미국의 입장은 '선(先) 완전한 비핵화'에 무게를 두고 있어 한·러 양국 정상이 어느 수준에서 공통분모를 도출할 수 있을 지가 관심사다. 마이크 펜스 미국 대통령은 전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난 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번 순방 기간 중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과의 접견 일정도 조율 중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러시아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신북방정책의 핵심 국가인 만큼, 평화 프로세스 추진과정에서의 철도·조선 등 경제 협력 방안도 폭넓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진행되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선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자고 밝힐 방침이다. 아울러 메콩강 유역 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태국 정상들과 만나는 '한·메콩 정상회의' 개최도 제안할 계획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신남방정책을 고리로 동남아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에 집중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번 순방에 동행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김현철 위원장은 "신남방정책 대상 국가를 블루오션으로 설정하고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올해 한국과 아세안의 교역액은 1600억 달러로 중국에 이어 2등 자리를 차지할 것 같고, 2020년에는 2000억 달러를 달성할 것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문 대통령이 어떻게든 내년까지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순방하겠다는 의욕을 갖고 있다"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한·메콩 정상회의가 성사되면 내년은 한국에서 '아세안의 해'가 되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갖고 신남방정책에 대한 적극적 지지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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