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동두천시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작품을 이어온 임 작가는 캔버스에 점을 찍어 말린 후 실리콘으로 바르고, 그 위에 다시 점을 찍는 이른바 '방울 놓기' 작업을 통해 자연의 섭리를 표현해 왔다.
곰팡이부터 작은 곤충들까지 자연의 생존 본능, 살아가는 방식 등 반복적인 행태를 인간의 관점에서 점으로 반복적으로 기록하며 사물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임 작가의 작품은 물리적인 시간을 요구한다. 캔버스에 점을 찍어 말린 후 여러 겹의 실리콘을 올리면서 시간의 결과와 깊이를 만들어 낸다.
이번 전시에서 임 작가는 중력이란 화두를 작품에 숨겨두며, 선이든 형체든 모든 것이 동일 선상에서 해석된다는 점을 표현했다.
임 작가는 "선을 표현한다고 실제 선이 있을 수 없고, 형체를 그린다고 형체가 있을 수 없다"며 "모든 점이 중심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현상을 인간의 이성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미술평론가 김종근 씨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그림은 하나의 점에서 시작해 그것이 선이 되고 형상을 만들고, 그 이미지가 모여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위의 결정체"라며 "그래서 작가의 무한 공간을 향한 점찍기는 중요하고 서구의 미니멀리즘을 넘어서는 동양의 작가로 평가 받을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