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11시 코엑스아티움 내 SM타운 씨어터에서는 영화 '스윙키즈'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보통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열어 온 영화 제작보고회를 다른 곳에서 진행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스윙키즈' 주연을 맡은, 한창 주가가 오른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 겸 가수 도경수의 영향력일까.
'스윙키즈'를 배급하는 NEW 관계자는 "제작보고회를 열어 온 모 멀티플렉스 지점이 리모델링 중이어서 다른 장소를 알아보다가 이곳을 택했다"며 "굳이 도경수씨와의 연결고리는 염두에 두지는 않았으나 팬들이 그렇게 생각해 주시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현장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무대를 향해 고정된 100여대의 카메라는 이를 단적으로 말해줬다. '과속스캔들' '써니' '타짜-신의손'을 연속 흥행시킨 강형철 감독과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으로 대세가 된 도경수의 만남은 그 자체로 이슈였다.
영화 '스윙키즈'는 한국전쟁 와중이던 1951년 거제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오합지졸 댄스단 스윙키즈의 탄생기를 그렸다.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강형철 감독은 "모두가 싸우고 미워하는 시대에 춤으로 행복하고자 했던 사람들 이야기"라며 "우리가 사는 나라의 이념, 남북 문제를 고민하다가 지인 소개로 창작 뮤지컬 '로기수'를 본 뒤 시작했다"고 전했다.
배경인 거제포로수용소에 대해서는 "이 영화를 하기 전에는 잘 몰랐던 공간이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참전한 뒤로 북한·중공군 포로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거제도에 대형 포로 수용소를 만들었다고 한다"며 "그로 인해 미국인·중공군·북한군 등 15만명 이상 대규모 인원이 모인 이질적인 공간이었다"고 소개했다.
탭댄스에 빠져드는 북한군 포로 로기수 역을 맡은 배우 도경수를 두고 강 감독은 "첫 만남에서 그냥 로기수가 앉아 있었다. 주인이 와 있는데 무엇이 더 필요했겠나"라며 "영화가 완결되면서 그 확신은 더욱 강해졌다. 매 컷마다 로기수가 놀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별로 할 일 없었다"고 호평했다.
"삭발은 캐릭터에 필요해서 당연히 했다. 탭댄스 준비를 가장 많이 했다. 내가 가수로서 추는 춤과는 전혀 다른 춤이어서 준비를 많이 했다. 하나의 악기를 배우는 것처럼 즐기면서 했다. 북한말은 처음에 너무 낯설었는데, 선생님이 따로 잘 알려줘서 촬영하면서 점점 익숙해졌다."
그는 "4, 5개월 정도 탭댄스를 연습했는데, 최대한 열심히 담아냈다"며 "탭댄스가 너무 재밌어서 지금도 혼자 발을 구르는 연습을 계속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기수 역에 대해서는 "북한 사람을, 북한말을 연기한다는 데 새로운 면이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보여드린 캐릭터는 마음의 상처도 많고 얌전했다면 로기수는 제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호기롭고 정의로운 캐릭터다.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평소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때 장난을 많이 친다. 이 영화에서 그 점을 극대화시키려고 노력했다."
강 감독은 "처음 대본을 쓸 때는 남북관계가 좋지 못했다"며 "남북 관계가 좋아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영화를 진행했는데, 좋아지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인종과 이념을 지닌 사람들이 한국전쟁 당시 거제도포로수용소라는 공간에 있었다"며 "서로 다른 이념이나 국가관으로 인해 싸우고 죽여야 했던 시대였더라도, 적어도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난다면 따뜻할 수 있다는 설정으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