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승리?' 승부는 실책·병살타가 갈랐다

SK, 두산과 한국시리즈 5차전 승리 '3승2패 우세'

'해냈다' SK 김성현이 10일 두산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회 동점 2루타를 날린 뒤 상대 수비 실책을 틈타 3루까지 진루하면서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인천=SK)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리그 두산-SK의 한국시리즈(KS) 5차전이 열린 10일 인천 SK 행복드림 구장. 경기 전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전날 4차전에 이어 홈런이 승부를 가를 열쇠라고 봤다.

김 감독은 "큰 경기에서는 상대 투수들이 잘 던지기 때문에 타자들이 쳐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때문에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홈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산은 전날 8회 정수빈의 역전 2점 결승 홈런으로 2 대 1 승리를 거뒀다.


앞선 경기들도 마찬가지였다. SK는 1차전에서 한동민의 선제 2점, 박정권의 역전 결승 2점 홈런으로 먼저 승리했다. 3차전에서도 제이미 로맥의 선제 결승 3점포와 쐐기포, 이재원의 2점 홈런까지 터졌다. 두산도 3차전에서 최주환의 4회 2점 홈런으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SK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233홈런으로 단연 1위였다. 지난해는 234개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두산은 191개로 4위, 여기에 홈런왕(44개) 김재환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 그럼에도 김 감독은 "김재환의 출전이 어렵지만 그래도 홈런을 날릴 선수들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도 초반 홈런이 승부를 가를 것처럼 보였다. 0 대 0이던 3회초 두산 9번 타자 정진호가 벼락같은 홈런을 날렸다. SK 선발 박종훈의 2구째 시속 123km 바깥쪽 체인지업을 밀어쳐 왼쪽 담장을 살짝 넘겼다. 비거리 100m 선제 솔로포.

여기에 두산은 세스 후랭코프의 역투로 6회까지 SK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2차전에서 6⅔이닝 3실점(1자책) 역투로 MVP에 오른 후랭코프는 이날도 삼진 9개를 잡아내며 다승왕(18승)의 위력을 뽐냈다. 여기까지는 두산의 흐름이었다.

하지만 7회말 SK가 반전을 이뤘다. 홈런 없이도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 정의윤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고, 강승호가 착실히 희생번트로 대주자 김재현을 2루로 보냈다. 이후 9번타자 김성현이 후랭코프를 1타점 좌중간 2루타로 두들겨 동점을 만들었다.

'좋았어' SK 유격수 김성현이 10일 두산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회 최주환의 2루 땅볼 때 2루 포스 아웃 뒤 1루로 송구해 병살타를 완성하고 있다.(인천=SK)
이후 두산은 수비 실책이 뼈아팠다. 좌익수 정진호의 송구가 유격수 김재호를 넘어가 빠지면서 김성현이 3루까지 내달았다. SK는 김강민이 바뀐 투수 이영하의 초구를 때려 좌익수까지 보내 1타점 희생타로 2 대 1 역전을 만들었다.

설상가상으로 두산은 8회 수비 실책으로 또 실점했다. 최정의 뜬공을 유격수 김재호가 떨궈 무사 2루를 허용했고, 1사에서 박정권의 1타점 중전 안타가 나왔다. 최강 수비를 자랑하는 두산의 뼈아픈 실책이었다. 김성현은 2사 만루에서 바뀐 투수 김승회로부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쐐기 타점까지 올렸다.

SK는 선발 박종훈(5이닝 1실점)에 이어 필승조 앙헬 산체스(1이닝)-김태훈(2이닝)-정영일(1이닝) 등 필승조를 투입해 4 대 1 승리를 지켰다. 김강민의 희생타가 이날의 결승타가 됐다.

SK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모두 홈런이 결승타였지만 이날은 아니었다. 또 처음으로 홈런 없이 이긴 경기를 만들었다. 김성현이 경기 MVP에 올랐고, 김태훈이 승리 투수가 됐다.

3승2패로 앞서간 SK는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8년 만의 정상을 탈환한다. 두 팀은 하루를 쉰 뒤 12일부터 두산의 홈인 잠실에서 6, 7차전을 치른다.

두산은 이날 실책과 함께 잇딴 병살타도 발목을 잡았다. 1회와 2회, 7회 3차례나 병살타가 나오며 공격의 흐름을 스스로 끊었다. 9회 1사 1, 2루에서 정진호의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직선타로 잡혀 더블 아웃된 것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4개였다.

홈런은 날렸지만 실책과 병살타가 쏟아지면서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공수 짜임새에서 최강으로 꼽히는 두산답지 않은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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