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리즈는 지난 8일 예정된 4차전이 하루 연기된 게 변수가 됐다. 굵은 가을비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두 팀의 선발 대진도 바뀌었다. SK는 그대로 김광현으로 밀고 갔지만 두산은 이영하에서 조시 린드블럼으로 교체했다.
결과적으로 두산이 하루 늦춰진 9일 4차전에서 2 대 1로 이겨 우천 취소의 혜택을 본 모양새다. 린드블럼은 4차전에서 7이닝 1실점 역투로 역전승의 든든한 발판을 놨다. 이영하도 인천 SK 행복드림 구장에서 올해 정규리그에서 2경기 1승 평균자책점(ERA) 2.70으로 잘 던졌지만 아무래도 큰 경기에서 흔들릴 가능성이 적잖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행운이 따른 상황을 인정했다. 김 감독은 10일 5차전을 앞두고 "4차전이 비로 하루 연기된 게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우리에게 좋은 결과가 왔다"고 말했다.
선발 투수의 무게감이 달랐다는 것. 김 감독은 "이영하도 인천에서 좋았지만 아무래도 팀의 5선발"이라면서 "그러나 린드블럼이 등판하게 되면서 김광현과 승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김광현도 9일 4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 쾌투로 린드블럼과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김 감독은 "이영하와 김광현, 우리가 이길 수도 있지만 선발 카드에서 밀리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결국 승부는 8회 갈렸다. 두산 정수빈이 SK 필승 카드 앙헬 산체스로부터 2점 역전 결승 홈런을 날렸다. 불펜이 미덥지 못한 두산은 린드블럼 이후 2이닝을 함덕주가 막아내 승리를 지켰다. 린드블럼이 7이닝을 막지 못했다면 승패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또 7일 3차전에서 폭발한 SK 타선이 하루를 쉬면서 식은 것도 두산으로선 다행이었다. SK는 4차전에서 4안타로 묶였다. 물론 넥센과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른 SK는 9일 경기 취소로 피로를 풀 시간을 벌었지만 반대로 타격감이 떨어지는 결과도 나왔다. 물론 린드블럼의 투구도 좋았지만 SK는 1차전에서 린드블럼에 홈런 2개를 뽑아냈다.
비에 따른 행운이 두산으로 향한 모양새다. 다만 김 감독은 두 팀 타선에 대해 "사실 1, 2명을 빼고는 두 팀 모두 타선이 잘 맞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과연 우천 취소 변수가 나온 올해 KS가 어떤 결말로 흐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