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에 웃고 번트에 운 허경민 "수빈이가 저를 살렸네요"

두산 베어스 허경민. (사진=두산 제공)
두산 베어스 허경민이 천당과 지옥을 경험했다. 눈부신 호수비로 박수를 받았지만 번트 실패로 아쉬움을 남겼다. 이 때문에 후속타자 정수빈의 홈런이 더욱 고마운 허경민이다.

두산은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8회 터진 정수빈의 2점 홈런을 앞세워 SK 와이번스를 2-1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허경민은 이날 1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호수비로 먼저 존재감을 뽐냈다.


앞선 경기들에서 '수비 요정'이라는 별명에 걸맞지 않게 실책성 플레이로 아쉬움을 자아냈던 허경민.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2회말 2사 1루에서 김동엽의 강습 타구를 몸을 날려 잡은 뒤 1루수 오재일에게 공을 던져 이닝의 마침표를 찍었다. 공이 빠졌다면 2사 1, 3루 위기로 몰릴 수 있던 상황에서 나온 눈부신 수비였다.

선발 투수 조쉬 린드블럼은 좋은 수비를 펼친 허경민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며 고마움을 표했다.

허경민은 "잘할 수 있는 게 수비인데 그 부분이 흔들리면서 심적으로 힘들었다"며 "가족을 포함해 주변에서 좋은 조언을 해줘 힘을 냈다"고 밝혔다.

8회초 공격에서는 지옥을 경험했다. 팀이 0-1로 끌려가던 무사 1루 상황. 허경민은 번트 작전을 수행하지 못했다. 두 번이나 번트에 실패한 허경민은 결국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허경민은 당시를 떠올리며 "정말 숨고 싶었다. 번트가 가장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렵다"고 말했다.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는 홈런을 날려준 정수빈을 두고 "수빈이가 저를 살려줬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인터넷도 하지 않는다는 허경민은 "팀원들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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