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눌린 여성을 깨우는 영화가 단비처럼 내린다

다양한 여성의 삶 다룬 영화 이달 극장가 잇단 개봉
한국영화 '인어전설' '뷰티풀 데이즈' + 외화 '툴리'

만연한 성차별의 민낯을 드러내는 젠더 이슈가 확산되는 때, 모순된 현실에 놓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국내외 영화 3편이 이달 극장가를 수놓는다.

먼저 15일 선보이는 '인어전설'은 각자 아픔을 지닌 제주 해녀들과 전 싱크로나이즈드 국가대표 선수의 우여곡절 싱크로나이즈드 도전기를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렸다.

아쿠아리움에서 수중 공연 일을 하던 싱크로나이즈드 전 국가대표 영주(전혜빈)는 제주도 해녀들의 싱크로나이즈드 코치를 제안받고 제주도로 향한다. 그러나 해녀 대표 옥자(문희경)는 공연에 무관심하고, 조용한 시골 마을을 혼란스럽게 하는 영주가 영 못마땅하다. 영주는 자신을 무시하는 옥자에게 자존심을 건 바다 잠수 대결을 제안하고, 이기는 쪽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로 한다.

이 영화는 '지슬' 등으로 유명한 거장 오멸 감독 작품이다. 전혜빈과 제주 출신 문희경이 서로의 아픔을 보듬는 콤비로 호흡을 맞췄다. 그림 같은 제주도 풍광을 배경으로 해녀와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을 조합한 신선한 소재로 깊은 울림을 전한다.


21일 관객과 만나는 '뷰티풀 데이즈'는 아픈 과거를 지닌 채 한국에서 살아가는 한 여자와 14년 만에 그녀를 찾아 중국에서 온 아들, 그리고 밝혀지는 그녀의 진실을 이야기한다.

중국의 조선족 대학생 젠첸(장동윤)은 병든 아버지 부탁으로 오래 전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엄마(이나영)를 찾아 한국에 온다. 술집을 운영하며 한국인 남자와 사는 엄마는 가뜩이나 원망을 갖고 자란 젠첸에게 더 큰 실망을 안기고, 14년 만에 나타난 아들을 예상외로 무심하게 대한다. 그런데 짧은 만남 뒤 중국으로 돌아간 젠첸은 오랫동안 숨겨 온 엄마의 놀라운 과거를 알게 된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공개돼 일찌감치 눈길을 끌었다. 배우 이나영이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작품으로도 화제를 모았는데, 그는 10대부터 30대까지 연령대는 물론 연변 사투리, 중국어 등을 소화한다.

22일 개봉하는 '툴리'는 삼남매 육아를 도맡은 마를로(샤를리즈 테론)가 보모 툴리(맥킨지 데이비스)를 만나면서 잊고 살던 자신을 되찾는 여정을 담았다.

신발 하나 제대로 못 찾는 첫째 딸, 남들과 조금 다른 둘째 아들, 그리고 갓 태어나 밤낮 없이 우는 막내, 그리고 매일 밤 게임에 빠져 사는 남편. 육아 전쟁에 지쳐가는 마를로는 고민 끝에 야간 보모 툴리를 고용한다. 가족처럼 아이들을 돌보면서 친구 역할까지 하는 툴리 덕에 마를로의 삶은 조금씩 변화한다.

이 영화는 '주노' '인 디 에어'로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랐던 제이슨 라이트만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주연을 맡은 샤를리즈 테론은 극에 사실성을 더하기 위해 체중을 22㎏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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