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9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어제까지 국회 국정감사로 컬링 대표팀 선수들의 호소문(12장 분량)을 다 읽지는 못했지만 요지는 파악했다"면서 "오늘 바로 특별감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들이 소속된 경북체육회와 의성군청, 대한컬링경기연맹까지 강도높은 조사를 한다는 것.
이어 "만약 호소문 내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바로 검찰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 회장은 "특히 횡령이나 선수에 대한 욕설 등 부당한 대우 문제는 말이 안 된다"면서 "하루 이틀도 아니고 뿌리째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장 김은정과 김영미, 김경애, 김선영, 김초희 등 평창올림픽 대표 5명은 이 회장 앞으로 장문의 호소문을 8일 전했다. 선수들은 팀 지도자들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고 폭로했고, 지도자가 교체되지 않으면 더 이상 운동이 무의미하다고 호소했다.
김민정 감독과 그 아버지인 '한국 컬링 대부' 김경두 전 연맹 부회장 등이 팀을 사유화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훈련에 제대로 참가하지 않았고, 선수들이 이를 문제삼자 김 부회장이 폭언과 욕설을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자신들을 김 부회장과 연맹의 갈등에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의 남편인 장반석 경북체육회 감독은 9일 컬링 담당 기자들에게 반박 자료를 이메일로 보냈다. 선수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장 감독은 "상금과 행사비는 선수들의 동의를 얻어 최대한 투명하게 처리하고자 했다"면서 "또 사적 행사에 동원했다는 주장도 선수들에게 개인적으로 부탁을 했고 동의를 얻은 것이고 통화 내역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부회장과 연맹의 불화에 선수들을 이용했다'는 데 대해서도 "대표팀을 지도하면서 더 나은 환경을 만들려고 하지 않았다면 불화가 생길 일도 없었다"며 반박했다.
이기흥 회장은 "특별감사를 통해 양 쪽의 얘기를 다 듣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전세계에 '팀 킴'과 '영미야~'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여자 컬링 대표팀과 지도자의 갈등이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