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김 부총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의 불화설을 기정 사실화 하면서, 경제 실정의 책임을 장 실장에게 돌렸다.
김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론에서 '정치적 의사결정 위기'에 대해 보도가 있었는데 전 굉장히 의견을 달리한다"며 "어떻게 제 얘기를 그렇게 해석해서 쓸 수 있는가 생각할 정도로 보고 싶은 부분만 보는 기사"라고 비판했다.
경제위기설에 대해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인지도 모르겠다"고 한 김 부총리의 전날 발언을 일부 언론이 대통령이나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 등과의 불화설로 해석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김 부총리는 이어 "지금 규제개혁 입법이나 경제구조개혁 입법 등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며 "그런 것에 대해 경제에서만큼은 여야 간 이념 프레임 논쟁을 벗어나 함께 과감하게 책임 있는 의사결정이 따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여야정 협의체까지 운영되고 있는데 경제에서만큼은 '경제 연정'이라고 하는 정도까지도, 필요하면 격렬한 토론을 벌여서라도 우리 경제가 나아갈 길을 정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김 부총리의 발언을 집중 부각하면서 MB정부와 인연이 있었던 김 부총리를 감싼 반면, 장 실장에게는 책임을 돌렸다.
김 부총리의 과거 이력을 이용, 보수 정부의 경제 정책을 정당화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를 골라 공격하려는 계산이다.
여기에 더해 한국당 정진석 의원 또한 SNS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 부총리가 이 정권에 포진한 좌파 이데올로그들에게 얼마나 수모를 당했으면, 한없이 부드러운 그가 비수같은 발언을 했을까, 마음이 아팠습니다"라며 가세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김동연 부총리,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라며 "경제사령탑을 핫바지로 만들고, 몽상적 사회주의 정책을 몰아부치고 있는 이데올로그들과 이제 작별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이명박 정부에서 함께 일했습니다. 그의 일솜씨, 그의 인품을 잘 압니다. 2016년 제가 당 대표 권한대행으로서 김부총리를 우리당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 했다"며 "이 나라를 위해, 우리 아이들을 위해 김 부총리의 지혜를 빌려주십시오"라고 영입제안까지 했다.
교체설이 돌고 있는 김 부총리를 끌어안는 모습을 연출해 청와대가 이견을 보인 김 부총리를 내치는 듯한 모양새를 만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부총리가 여야에 대한 쓴소리를 하는가 하면, 정치권의 러브콜을 받으면서 교체 이후 김 부총리의 행보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