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난민 문제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다룬 이 작품은 국제난민에 대한 문제가 더 이상 한국과 동떨어진 이슈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이다.
연극이나 배우들은 난민 수용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을 굳이 결정하려하지 않으며 난민의 고통을 이해하고 그들의 처지에 공감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다. 대신 난민을 직접 만나서 들은 그들의 솔직한 이야기에 대한 심정을 날 것으로 관객에게 드러낸다.
그저 있었던 사실을 나열하는 방식 아니라 극적으로 재해석, 재구성하며, 아울러 창작과정에서의 의견과 충돌을 직접적으로 무대에 보여주는 형식의 뉴도큐멘터리 연극이다.
연극은 난민, 연출 그리고 배우라는 세 집단의 입장과 태도를 보여준다.
연출은 진보적 지식인이자 수준 높은 예술인이라는 에고에 차있다. 직접 난민을 만나고 자신의 고뇌를 일기장에 기록하지만, 극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사라진다. 배우들이 이 일기를 보면서 연출의 생각을 알게 된다.
관객들은 연극을 통해 그동안 미디어에 가려지거나 편집되었던 난민들의 진짜 얘기를 들음과 동시에 한 예술가의 자기 환멸과 혼란을 동시에 접하게 된다.
이에 반해 감상주의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 연습해 온 배우들의 어려움도 이해한다.
'창작집단 푸른수염' 측은 "연극은 당사자(예멘인), 자신의 예상과 다른 당사자들을 접하고 어려움을 겪는 수용자(연출), 그 수용자를 이해할 수 없는 또 다른 수용자(배우)라는 포괄적으로 하나로 얽혀진 상황을 제시한다"며 "이 하나의 복합 상황이 바로 난민 연습이며 우리가 직면하고 헤쳐 나가야 할 숙제라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칫 공허하다고 비판받는 인류애나 동정심과는 다른 방식으로 난민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연습을 하면서 스스로를 계속 시험하는 것이다"며 "연습의 실패나 성공의 여부와 상관없이 연극은 난민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 것인지를 묻고 있으며 ,더 나아가 인간의 이해와 공감은 어디서 출발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더 큰 화두를 던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