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는 무려 80분간 이어진 회견 도중 CNN기자와 설전을 벌이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중간선거 결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는 믿을 수 없는 날이었다. 공화당이 상원에서 의석을 늘려 다수당이 되는 역사를 썼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1962년 케네디 전 대통령 이후 대통령 첫 임기에 치러진 중간선거로만 보면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이 소속된 당으로서 가장 많은 상원 의석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첫 임기 중간선거에서는 민주당 아성인 매사추세츠 주를 비롯, 상원에서 6석을 잃었다고 비교하기도 했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11시 현재 상원은 전체 100석 가운데 51석을 공화당이 차지해 아직 3석이 당선 확정이 되지 않은 상태지만 이미 다수당 지위를 굳혔다. 반면 하원에서는 민주당이 이 시각 현재 223석을 확보, 과반의석에 필요한 218석을 넘긴 상태다.
공화당은 상원을 민주당이 하원을 서로 분점하게 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에 대해 "경제성장과 사회기반시설, 무역, 의약품 가격 인하 등에서 협력하기를 바란다"며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하원 각 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소환권을 활용,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청문회와 조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나는 조사 피로(investigation fatigue)라는 것에 대해 계속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민주당)은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다. 왜냐면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들이 게임을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더 잘 할 수 있다"며 맞불을 놓을 수도 있다고 견제구를 날리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이번 중간선거를 놓고 "완전한 승리에 가깝다"고 자신있는 태도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CNN 기자와의 문답에서는 결국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CNN의 백악관 수석 출입기자인 짐 아코스타 기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미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 문제를 놓고 그들을 악마화 하려 한 것이 아니냐며 날선 질문을 던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고 일축하면서 설전을 주고 받았다.
아코스타 기자가 끈질기게 질문을 이어가면서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인 러시아 스캔들까지 거론하려는 모습을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이 폭발했다. 그는 "이제 충분하다. 자리에 앉고 마이크를 내려놓으라"고 언성을 높였다.
잠시 기자회견이 중단되고 결국 아코스타 기자에게서 마이크가 넘어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무례한 사람"이라며 "CNN에서 일해서는 안 된다"고 독설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아코스타 기자와는 취임 초부터 기자회견에서 몇 차례나 날선 공방을 주고받은 바 있다.
이후 백악관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아코스타 기자의 백악관 출입을 정지시켰다. 질문을 계속하려는 아코스타 기자에게서 마이크를 뺏는 과정에서 백악관 여성 인턴과 접촉이 있었다는 것.
그러나 아코스타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거짓말"이라며 반발했고 CNN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런 전례없는 결정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며 아코스타 기자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