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윤헌주(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 위원장), 김철호(수협노량진수산시장주식회사 기획홍보팀장)
뉴스쇼에서 다루지 않았던 뉴스인데 이제는, 이제는 정말 끝까지 온 것 같습니다. 노량진수산시장 얘기예요. 서울의 대표적인 수산 시장이죠. 이 노량진수산시장에 가면 옛 건물과 새 건물이 나란히 서 있습니다. 새 건물이 문을 열고 장사를 시작한 게 2015년인데요. 우리는 절대로 이전할 수 없다 하면서 구 건물에 3년째 버티고 있는 상인들이 있었습니다. 결국 수협은 나흘 전에 수도와 전기 공급을 끊었고 내일까지 구 건물에서 퇴거하라, 최후 통첩을 했습니다. 제가 매일 그 노량진수산시장 앞을 지나다니는데 그제부터는 전경 버스가 정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집결해 있더라고요. 일촉즉발의 상황이라는 거를 몸으로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해법은 없는 건지 양측의 얘기 모두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연결할 곳은 이름이 좀 기네요.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 윤헌주 위원장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윤헌주>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지금 새 건물로 이사 안 가고, 구 건물에 윤 위원장님처럼 남아 있는 분이 몇 분이나 되는 겁니까?
◆ 윤헌주> 부대시설 매점, 건어물 매장, 활어 보관장 포함해서 약 한 300군데 정도 남아 있습니다.
◇ 김현정> 300군데 정도. 제가 출퇴근하면서 보면 상당히 이미 흉물스럽게 건물이 변해 있어요. 막 페인트로 X자 쳐 있기도 하고. 그런데 거기다가 단전, 단수까지 된 거잖아요, 이제는. 상황이 어떻습니까?
◆ 윤헌주> 약 한 50년 만에, 365일 24시간 불을 밝히던 노량진수산시장이 암흑 천지로 변했습니다. 일단 물고기는 일부 좀 폐사했고 일부 상인들은 또 발전기를 조금씩 돌려서 한 마리라도 더 살리려도 하여튼 고군분투하고 있고요. 어떻게든 팔아보려고 애를 쓰고 있는 거 같습니다.
◇ 김현정> 개별 발전기 돌리면서 물고기는 근근이 살려가고 있는 이런 상황.
◆ 윤헌주> 그렇습니다.
◇ 김현정> 들으시는 분들이 대체 이런 상황 속에서도 새 건물로 이전을 못 하고 3년을 버티고 있는 이유가 뭔가, 왜 이사 못 가시는 건가. 왜 못 가세요?
◆ 윤헌주> 일반 시민들이 좀 의아해하실 겁니다. 저희가 보기로는 새 건물의 영업 환경이 지금 구 시장보다 훨씬 못하다고 상인들이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구조적으로 일단 밀폐가 돼 있고요. 우리 구 시장은 사방팔방이 트여 있거든요. 그리고 우리 구 시장은 소비자 통로가 넓고 여유 공간이 많은 편인데, 신 시장은 소비자 통로가 굉장히 적고 여유 공간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전체가 다 들어가서 영업을 할 수 없는 구조라고 그렇게 판단하고 있고요.
◇ 김현정> 그런데 다녀와 본 분들, 저도 가봤습니다만 얘기를 들어보면 판단은 조금 다른 부분도 있는 거 같아요. 신 시장이 오히려 전보다 다니기가 수월해졌다 하는 고객들도 꽤 계시던데요?
◆ 윤헌주> 그것은 아마 그럴 겁니다. 왜냐하면 한 60%밖에 안 들어갔기 때문에 좀 그렇게 보여질 뿐이지. 만일 우리가 전체가 입주가 됐다고 그러면 굉장히 오밀조밀하게 손님들이 오고가기도 힘들 정도로 아마 그렇게 될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제 이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작업. 1-2년 안에, 한두 달 안에 급속도로 밀어붙인 사업은 아니더라고요. 2004년부터 논의가 시작돼서 2005년에 예비 타당성 조사도 받고 공론화 과정도 상당히 길었고 10년 만에 완공해서 들어간 건데 100% 동의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상인들이 다 대부분 동의를 했으니까 10년 동안 이루어진 것 아닌가요.
◆ 윤헌주> 2009년 양해 각서. 상인들 하고 당시 체결할 당시에 상인들이 현대화 사업에 동의해 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현대화 사업 중에 어떠한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 김현정>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공동으로 노력한다'라는 조항이 분명히 있다?
◆ 윤헌주> 저희가 그 현대화 건물이 거의 지어질 무렵에 시장을 수협이 공개를 했거든요. 상인들이 들어가 보니까 이거는 장사할 공간이 아닌 거예요, 아무리 봐도. 그래서 수협한테 요구를 했습니다. 시뮬레이션을 한번 해 보고 공청회도 좀 한번 해 보자. 그런데 수협은 그것을 아예 묵살하고 자기네 방식대로 그냥 구 시장의 식당의 가스를 끊고 상인들은 강제 입주시킨 겁니다.
◇ 김현정> 수협 측에서는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지금 구 시장에 남아 있는 256개 점포는 구 시장의 목 좋은 자리, 즉 자리가 좋은 A급 매장을 운영하던 분들이다'라는 겁니다. 그런데 신 시장에서 그 자리를 정할 때는 추첨을 했잖아요. '추첨해 보니 자리가 구 시장 때 자리만큼 안 나오다 보니까 그때부터 이분들이 반발하게 된 거다. 솔직히 그거 아니냐.' 수협 측 반론에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 윤헌주> 그것은 저희를 매도하는 거고요. 실제로는 그런 분들도 물론 있지만 안 좋은 자리에 계신 분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 상인들은 이 시장의 일부 존치를 통해서라도 신 시장의 모자란 부분을 보완하고 또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구 시장의 일부를 남겨 둬라, 다 철거하지 말고?
◆ 윤헌주> 그렇습니다. 그런 융통성을 보이면 상생할 수 있는 그런 좋은 방안이라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수협은 일단 그거 못 받겠다는 입장입니다. '내일까지다. 내일까지 새 건물로 이전하시지 않으면 지금 새 건물의 빈자리는 일반 분양을 해 버리고, 구 건물은 단전, 단수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할 수 밖에 없다.' 이게 입장이거든요. 그럴 경우에는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 윤헌주> 저희는 이 문제를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간에 우리 상인들은 수협의 잘못된 현대화 사업에 분명히 이의를 제기를 했고요. 3년 동안 싸워왔습니다. 이제 와서 수협이 겁박에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고요.
◇ 김현정>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말씀은, 강제 철거 작업이 들어오면 굴착기가 들어온다든지 뭔가가 들어올 경우에도 버티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씀이세요?
◆ 윤헌주> 저희가 단전, 단수뿐만이 아니라 이거보다 더한 어떠한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상인들은 저항하며 버텨낼 것이며,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키려고 노력을 할 겁니다. 지금이라도 수협이 우리 상인들하고 서울시하고 정부하고 테이블에 앉아서 한번 논의를 한번 해 봐야 될 때라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헌주> 예, 고맙습니다.
◇ 김현정>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 그러니까 구 시장에 지금 남아 있는 상인들의 대표입니다. 윤헌주 위원장 먼저 만나봤습니다. 수협 입장도 들어보죠. 수협 노량진수산주식회사의 김철호 기획홍보팀장 연결을 해 보죠. 팀장님, 나와 계세요?
◆ 김철호> 안녕하세요. 노량진수산지킴이 홍보팀장 김철호입니다.
◇ 김현정> 3년 만에 급기야는 단전, 단수. 이렇게까지 강력한 조치를 강행한 이유는 뭘까요?
◆ 김철호> 저희는 지난 3년간 갈등 해결을 통한 시장 입지를 위해 총 60여 차례의 협상 과정을 거쳐왔지만 상인 단체의 무리한 요구에 협상이 모두 결렬되었습니다.
◇ 김현정> 60여 차례가 다 결렬됐어요?
◆ 김철호> 예, 또 협상이 되면 거부하고 또 추인하다가 추인 과정에서 부결되고 그런 식으로.
◇ 김현정> 알겠습니다. 3년을 기다리다가 이제는 안 되겠다 하신 이유가 뭡니까?
◆ 김철호> 대법원 명도 판결도 끝났고요. 총 네 차례 명도 집행을 시행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때도 상인단체 및 외부단체의 무력행사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더 이상 시장 정상화를 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부득이하게 단전, 단수를 시행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앞서서 남아 있는 '노량진수산시장 구 건물 주인들의 입장은 신 건물이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 그러니까 예전보다 복도도 좁아서 너무 복잡하고 장사하기 좋지 않게 지어졌기 때문에 그냥 거기 우리가 불복해서 들어갈 수 없다.' 이런 말씀을 하세요. '양해 각서에 문제 발생시에는 수협과 공동으로 노력한다'라는 조항이 분명히 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 김철호> 상인들께서 얘기하는 범위는 지금 2009년 양해각서 내용을 곡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각서 내용에는 '서울시 고가도로 계획, 소방도로 확보, 교통영향평가, 정부 총사업비 협의 등의 과정에서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한해서만 상호 협의하여 문제 해결에 공동 노력한다'는 것이고, 기타 사항은 다 양해 각서로 다 끝난 사항이죠.
◇ 김현정> 그러니까 건물의 구조적인 문제 이런 것에 대해서 문제 발생시에 노력한다, 이거는 아니었다는 말씀이에요?
◆ 김철호> 그렇죠.
◇ 김현정> 그 자체는 어떻게 보세요? '상인들이 장사하기에 너무 복도도 좁고 전보다 훨씬 안 좋다'라는 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철호> 현대화 시장 설비 당시에 1층은 경매장, 2층은 판매장으로 해서 판매장의 면적을 확대해서 2.5평을 배치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상인 전체에서 '1층에 경매장과 판매장을 함께 배치해야 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지금과 같이 1.5평으로 배치하기로 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작년 12월에 제시안을 제시하면서 판매장의 면적은 1.5평에서 2.25평으로 확대하는 방안으로 저희가 제시를 했습니다.
◇ 김현정> '타협안도 제시를 한 상태다'라는 말씀. 면적에 대한 부분 이야기해주셨는데 또 이런 얘기도 하시더라고요. '고객들이 지나다니는 복도, 물건 나르는 그 복도도 좁다.'
◆ 김철호> 시장에 들어오시면 판매자 자리마다 배수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통행로 확보를 위해 판매장 위치가) 배수로 안쪽으로 원래 계획이 잡혀 있었는데 상인들이 이제 조금씩 더 나오려고 하다 보니까 좁게 보이는 것이지. 실질적으로 통행하거나 하는 부분은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영업을 하시는 데.
◇ 김현정> 그러면 수협 측에서 보시기에는 구조적으로 건물에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시중에 나오는 얘기처럼 예전 자리보다 안 좋은 자리로 가게 되신 분들의 어떤 불만이 섞여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김철호> 그러니까 여기에서 구 시장 상인들의 약간 사심이 밝혀지는 거죠. 저희 수산 시장은 상인들에게 보다 많은 영업 기회를 부여하고자 3년마다 판매 자리 재배치 추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3년마다 추첨을 계속해서 바꿔요?
◆ 김철호> 그렇습니다. 구 시장에 좋은 자리를 가지고 있는 상인들이 이제 개인적인 욕심에 따라서 그때 당시 입주를 거부면서 추첨을 안 한 거고요. 여기서 좋은 자리라고 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일반 자리보다는 연간 몇 배의 수입이 발생하는 곳입니다.
◇ 김현정> 몇 배의 수입까지요?
◆ 김철호> 그렇죠. 로또라고 부르는 자리죠.
◇ 김현정> 그런데 지금 그런 것 치고는 남아 있는 분들이 40%가량이 되는데, 그분들이 다 좋은 자리에 계신 건가요?
◆ 김철호> 그러니까 그분들의 거의 위치가 소비자 통로... 주 소비자 통로가 주 메인이고 그쪽에 코너 자리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거든요.
◇ 김현정> 메인 통로 쪽에 계신 분들이 대부분 다 남아 있는 거다, 지금? 알겠습니다. 그러면 타협안으로 최종적으로 상인들이 내놓은 게 뭔가 봤더니 '2500평 정도를 구 시장에 남겨 달라, 문화 유산처럼 남아 있게 해 달라.' 이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 김철호>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좋은 자리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구 시장 상인들의 욕심이죠. 사심이 가득 찬 욕심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사심이 가득한 욕심으로밖에는 못 본다.' 지금 최종 마지노선을 내일로 잡으셨죠?
◆ 김철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내일까지 퇴거하지 않으면 단전, 단수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 더 강력한 조치라면 강제 철거를 이제는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보시는 겁니까?
◆ 김철호> 저희는 내일 9일까지 최대한 많은 구 시장 상인들의 입주 신청을 받을 계획입니다. 그리고 9일 이후로는 시설 및 식품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서 구 시장 노후 시설 철거 및 폐쇄가 추진될 수밖에 없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이게 참 서로 잘 살아보자고 추진됐던 사업인데 어떻게 해서든지 해결이 좀 됐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고맙습니다.
◆ 김철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수협 노량진수산시장 김철호 기획홍보팀장까지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