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이·통장 지위와 처우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 끝장토론'과 당내 현안 등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문제는 '전당대회 출마 이야기가 나오는데 혹시 뭐 어떻게 준비하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 의원이 "아니, 전혀 생각 안하고 있다"고 대답하면서 발생했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당연히 김 의원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내년 3월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해 보도했다.
김 의원이 '전대 불출마'를 밝힌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다수 보도된 직후, 김 의원실 관계자들은 일일이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내용 수정을 부탁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전대 불출마 기사에 대해 전화를 돌리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김 의원은 원래 '전대 출마 또는 불출마를 떠나 전당대회 자체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뜻으로 답변을 했는데 기사가 다르게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박계 좌장인 김 의원이 당권 불출마 언론보도를 재차 부인하는 해프닝이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사실상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당협위원장 교체 작업을 추진 중인 전원책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이 전대에 출마해선 안 될 인물로 홍준표 전 대표와 김 의원을 지목한 점을 감안하면, 비상대책위원회 등 당 지도부와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김 의원은 당내 계파갈등의 고질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선 "국민의 82%와 당시 새누리당 의원 62명이 찬성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국정은 마비됐었고, 북한은 핵실험을 하고, 광화문에서는 수십만명이 모여 촛불시위를 하는데 광장의 분노가 폭발했으면 어떤 결과가 나왔겠냐"고 탄핵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와서 박 전 대통령 탄핵 때문에 모든 게 다 이렇게 됐다는 프레임으로 가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이런 이야기를 하면 또 공방이 시작된다며 그래서 지금까지 침묵을 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탄핵의 정당성을 토론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의) 장이 벌어지면 언제든지 나가서 제 입장을 얘기할 수도 있다"며 "지금까지 밝히지 않았던 부분들도 많다"고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당 지도체제에 대해선 "제가 당 대표를 할 때는 집단지도체제였는데 당시 청와대 권력의 압박을 받은 최고위원들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현재 우파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단합이고, 단합을 위해선 집단지도체제가 낫다"고 답했다.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소위 '옥쇄파동' 등을 겪은 당사자가 김 의원인 점을 감안하면 '집단지도체제' 선호는 의외라는 분석이다. 보수진영이 분열로 인해 차기 총선에서 또 다시 참패할 가능성을 우려한 김 의원의 위기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